연말 구속 이후에도 이사장직 유지
사퇴 압박 시달리다 21일 사의 표명
삼성 합병 압력 혐의는 끝까지 부인
사퇴 압박 시달리다 21일 사의 표명
삼성 합병 압력 혐의는 끝까지 부인
구속 수감중인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1일 사의를 표명했다. 문 이사장이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국민연금이 찬성하도록 압력을 가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지난해 12월31일 구속된지 52일만이다.
문 이사장은 구속 이후에도 공가와 연가를 사용하고 결근처리를 하면서까지 이사장직을 유지해오다가, 이날 변호인을 통해 복지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노조와 시민단체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온 데다, 복지부도 22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문 이사장을 면회해 거취 문제를 상의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더 이상 버티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 이사장은 본인의 혐의에 대해서는 끝까지 부인했다. 그는 이날 공단 직원들에 보낸 ‘사퇴의 변’을 통해, “장관 재직 당시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청와대로부터 어떠한 지시를 받거나 해당 기업으로부터도 어떠한 요청을 받은 바 없었다. 다만 기금운용에 대한 최종 책임을 맡고 있는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외국 투기자본의 공격으로 인한 국가경제 및 자본시장에 대한 우려의 마음은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진실을 밝히려고 최선을 다했으나 예기치 못한 소용돌이 속에서 진실은 외면받고 묻혀버렸다”며 억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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