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가 서울에서 20분 이내 갈 수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이 많은 동네가 다수 있는 자치구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성동구의 한 어린이집. 한겨레 자료사진.
서울에서 승용차로 20분 이내 갈 수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이 가장 많은 동네는 행당1동, 송정동, 성수1가2동 등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어린이집 확충이 가장 시급한 지역으로는 신내1동, 길음제1동, 불광제1동 등이 꼽혔다. 국공립 어린이집을 확충할 때, 영유아 수와 보육시설 공급률만 따질 것이 아니라 교통 접근성을 반영해 우선 지역을 선정해야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23일 최현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의 ‘공간정보 연계를 통한 보육서비스 인프라 적정성 분석’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4월 기준 서울 990곳, 전라남도 92곳의 국공립 어린이집 위치 정보와 한국교통연구원의 통행시간 정보 등을 바탕으로 교통접근성을 평가한 결과가 담겼다. 출발지는 통계청의 각 집계구(300~500명 단위 인구정보)를 기준으로 했으며, 집계구별로 0~2살 영아 인구를 추정해 어린이집 이용대상으로 삼았다.
서울시 경우를 보면, 20분 이내에 갈 수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이 많은 상위 5개 동은 출근시간대(오전 7시~10시) 승용차 기준으로 성동구의 행당 1동(약 139곳), 송정동(약 134곳), 성수1가2동(약 133곳), 노원구의 월계3동(약 133곳), 성북구의 석관동(약 132곳) 등이었다. 교통이 정체되지 않는 새벽시간대(새벽 1~5시)를 기준으로 하면 영등포구의 양평2동이 최상위 지역으로 꼽혔지만 출근시간대 비교에선 5위 안에 들지 못했다. 그만큼 출근시간대 교통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중교통 이용을 감안했을 땐 중랑구의 상봉2동과 중구의 신당5동 등이 가장 접근성이 높았다.
전라남도의 경우, 순천시의 왕조2동(약 13곳), 왕조1동(약 12곳), 해룡면(약 11곳), 서면(약 11곳), 삼산동(약 10곳) 등이 20분 이내 도달 가능한 국공립 어린이집이 많은 곳으로 분석됐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엔 여수시 여천동과 목포시 옥암동 등이 상위 지역에 꼽혔다.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은 현재 유력 대선주자들의 핵심 공약 중 하나다. 믿고 맡길 수 있다는 점에서 부모들의 선호도가 높지만, 이용 아동 비중은 10.5%(2015년 보육통계) 수준에 그치는 탓이다. 따라서 한정된 예산에서 국공립 어린이집을 어느 지역부터 확충하느냐는 향후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연구진은 이번 보고서에서 보육 수요와 공급, 교통접근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서울시의 424개 동을 6개의 클러스터로 구분한 결과도 담았다. 이에 따르면, 신내1동과 길음제1동, 불광제1동, 역촌동, 진관동을 비롯한 18개 동은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이 가장 시급한 지역으로 꼽혔다. 보육 수요가 큰데도 불구하고 국공립 어린이집 공급률이 가장 낮은데다, 접근성도 서울 전체 평균보다 좋지 않은 곳들이다. 반면에 삼청동과 교남동, 창신제1동, 가락1동 등 11개 동은 국공립 어린이집 공급 과잉 지역으로 나타났다.
최현수 연구위원은 “이번 분석에서 행정데이터의 제약으로 참고하지 못했지만 국공립 보육시설의 입소대기 명단, 보육시설별 맞춤반과 종일반 운영 및 이용현황 등 실질적인 보육 수요와 개별 보육서비스 이용자의 위치 정보 등을 연계해서, 3년 또는 5년 주기로 보육시설 인프라의 수요-공급 적정성 평가를 법제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황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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