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주년 3.1절을 맞은 1일, 태극기를 바라보는 민심은 엇갈리고 있다. 3.1절을 맞아 태극기 게양을 독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태극기 게양이 자칫 박 대통령 탄핵 반대에 동의하는 것으로 비칠까하는 우려도 크기 때문이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태극기 게양하기가 조심스럽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25층 아파트에 삼일절 태극기를 게양한 집이 5가구 밖에 되지 않네요. 친박 단체가 태극기를 악용해서 이런 현상이 생기는군요”, “3.1절 태극기 게양이 크게 줄었다. 친박 집회 영향인 듯하다. 아파트 한동 134세대 중 6세대만 태극기 게양. 4.5%. 박근혜 지지율과 비슷하다”, “태극기를 바라보는 심정이 어수선해 후안무치 극우 세력들 손에 몸살 앓이 중인 태극기가 뭔 죄가 있을까 싶지만 어쩐지 선뜻 마음이 뒷걸음이다”, “태극기를 뺏기지 말자. 일제에 저항하고 군부와 독재에 맞서 싸웠던 민중의 상징인데 친박 기득권 장난질에 모욕받아서 슬프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 반면, “삼일절에 태극기를 들어야 하나 고민해야 하는 게 너무 싫지만, 그런데도 태극기는 게양해야 한다”, “고심 끝에 태극기를 달았다”면서 인증샷을 올린 누리꾼도 있었다.
일본 찾아 항의 집회를 해 온 타투이스트 이랑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 태극기 사진을 올리자면서 ‘3.1절 1000만명 태극 물결 캠페인’을 제안했다. 이랑씨 페이스북
페이스북에서는 세월호 희생자인 김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가 “친박 단체들의 태극기 집회로 오늘 태극기를 게양하면 탄핵기각의 뜻으로 알고 대다수의 국민이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았다고 합니다”라고 언급하면서 “삼일절 정신으로 광화문 광장에서 태극기에 노란 리본을 달고 박근혜 탄핵을 외칩시다”라고 밝혔다.
일본을 찾아 항의 집회를 해 온 타투이스트 이랑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 태극기 사진을 올리자”면서 ‘3.1절 1000만명 태극 물결 캠페인’을 제안했다. 이씨는 “광기 어린 그들(친박 단체 등)이 범죄자 박근혜를 위해 태극기를 들었지만, 우리만큼은 태극기 정신을 기억하고 지켜내도록 하자”고 밝혔다.
해시태그 ‘#태극기를_되찾자’ 운동도 활발하다. 이 운동을 제안한 누리꾼은 글에서 “3.1 운동, 4·19 혁명, 5.18 광주 민주화운동, 6월 항쟁 등 근현대사에서 태극기는 정의로움을 향해 휘날렸다”면서 “지금은 박사모 세력들이 자신의 부정을 ‘애국심'으로 포장하기 위해 태극기를 집회에서 들고 있다. 더는 태극기가 더럽혀지는 모습을 두고 볼 수 없다”라고 제안 취지를 설명했다.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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