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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위안부’ 피해 할머니 “태극기도 날릴 때 날려야지”

등록 2017-03-01 15:06수정 2017-03-01 16:26

3·1절 1272차 수요시위 열려
김복동 할머니, 탄핵반대 집회에 탄식
윤병세 외교장관 ‘국민해임장’도 전달
1일 오후 수요집회 참가자들이 집회를 마친 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국민해임장’을 제출하러 외교부 청사로 행진하고 있다. 방준호 기자
1일 오후 수요집회 참가자들이 집회를 마친 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국민해임장’을 제출하러 외교부 청사로 행진하고 있다. 방준호 기자
“태극기도 날릴때 날려야 해요. 법관 집앞에 가서 으름장을 놓고, 촛불들고 있으면 빨갱이라 그러면서 공갈협박하고 세상이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습니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91) 할머니가 극단으로 치닫는 탄핵반대 집회 참여자들을 지켜보는 심경을 털어놨다. “이렇게 큰 목소리로 말하고 있어도 속은 텅텅 비었어. 요새 잠을 잘 못자요. 죄를 지어놓고도 대통령은 ‘잘못이 없다’며 빠져나가고 있으니 해결이 어떻게 날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1일 서울 종로구 평화로에서는 1272번째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렸다. 3·1절과 겹친 이날 수요시위에는 평소보다 많은 1000여명 시민들이 모여 “민중들이 거리에 나와 조국의 해방을 외친지 98년이 지났지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여전히 해방을 얻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25년 동안 매주 이어온 수요시위 요구들이 반영되지 않은 상황을 3·1절을 맞아 되짚은 것이다. 김복동·이용수·길원옥·이옥선씨 등 위안부 피해자 4명이 무대 앞자리를 지켰다.

피해자들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박근혜 대통령 퇴진도 주장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사과하기 전까지는 돈을 받지 말자고 길거리에서 계속 싸워왔는데 일본 정부 돈을 함부로 받아가지고 사업하는 게 옳은 일인가. 백억이 아니라 천억줘도 못받는다”고 분노하며 “국민들이 이렇게 고달프게 살아야 하나. 대통령을 내려놓고 새 정부가 들어서 우리 국민들 보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뒤이어 마이크를 쥔 이용수(89) 할머니도 큰 목소리로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다. 대통령은 심부름꾼일 뿐이다. 왜 마음대로 하려고 하느냐”고 소리쳤다.

할머니들에 이어 시민들도 무대에 올랐다. 무대에 올라온 한 일본인은 “전쟁 후 70년이 지나도록 일본이 진실한 사죄를 하지 않고, 전쟁책임도 지지 않는 것은 저희의 부족함 때문이다. 저희들의 전쟁책임에 대해서 사죄하겠다. 미안하다”며 “아베퇴진”을 외쳐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경남 거창에서 온 ‘낭만 삼남매’로 스스로를 소개한 가족은 “올해 아이들과 저희 부부가 학교와 일을 쉬고 전세계를 돌며 위안부 문제의 진실을 알리기로 했다”고 이야기했다.

시민들은 수요시위를 마친 뒤,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함께, 12·28 위안부 합의를 주도한 윤병세 외교부장관의 해임을 요구하며 ‘국민 해임장’ 6000여장을 모아 외교부에 전달했다. 한국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은 직무정지상태이고 그렇다고 황교안 총리가 해임을 하지도 않겠지만, 국민의 이름으로 먼저 외교부장관을 해임하기로 결의했다. 이 뜻을 담아 외교부에 전달하려고 한다”고 국민해임안의 의미를 설명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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