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강민진 디자이너
2016년 4월부터 6개월간 573회 통화
장시호 진술이 단초…“정호성도 진술”
장시호 진술이 단초…“정호성도 진술”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6일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를 긴밀히 연결해 준 ‘차명폰(대포폰) 핫라인’ 확인 과정을 밝혔다.
수사결과 발표문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최씨가 독일로 도피한 지난해 9월3일부터 10월30일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차명폰으로 127차례 통화했다. 두 사람이 2016년 4월18일부터 10월26일까지 6개월간 국내·외에서 서로 통화한 횟수는 573회에 이른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0월24일 <제이티비시>가 대통령 연설문이 담긴 최씨 소유의 태블릿피시를 공개하자 이튿날 첫번째 대국민 사과를 한 바 있다. 대국민 사과 다음날에도 최씨와 차명폰으로 연락한 셈이다.
박 대통령과 최씨의 ‘차명폰 핫라인’을 확인하는 데는 최씨 조카 장시호씨의 진술이 단초가 됐다. 장씨는 1월27일 특검 조사에서 “지난해 10월26일 이모(최순실) 요청으로 어머니(최순득)가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의 차명폰을 통해 박 대통령과 최씨 입국 여부에 대해 협의를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특검은 최순득씨 휴대전화 통화내역 분석을 통해 윤 행정관이 사용한 차명폰 번호를 확인했고, 다시 윤 행정관의 차명폰 통화내역을 기반으로 박 대통령과 최씨·문고리 3인방·이영선 청와대 경호관이 서로 연락을 주고받는 차명폰 번호를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윤 행정관 차명폰 통화 상대방 중 가장 횟수가 많았던 휴대전화 번호 발신 기지국은 대부분 최순실씨 실거주지인 서울 강남구 청담동 피엔폴루스 인근이었다. 독일·일본·미얀마 등 최씨의 해외 출국 일자와 해당 지역 로밍서비스 사용 내역도 일치했다. 최씨 차명폰으로 가장 많이 통화를 한 휴대전화 번호의 발신 기지국은 단 한번의 예외도 없이 ‘청와대 관저’ 였다는 것이 특검의 설명이다. 박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을 확인해보니, 출·입국 당일을 제외하곤 해당 번호의 국내 발신 흔적이 없었다. 검찰은 정호성 전 비서관의 진술을 통해서도 최씨와 박 대통령의 차명폰 번호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과 최씨 등에게 차명폰을 공급한 건 이영선 청와대 경호관이었다. 특검은 “대통령·최순실·문고리 3인방 등이 사용한 차명폰은 모두 경기도 부천 소재 대리점 한 곳에서만 개통됐으며 해당 대리점 수사 과정에서 이 경호관이 2013년께부터 수개월에 한번씩 차명폰 여러 대를 개통해 극소수에게만 나누어주었다”고 밝혔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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