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를 주최하는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1억원의 빚을 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이 ‘촛불 후원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매주 촛불집회를 주최한 퇴진행동 쪽은 최근 연이은 집회로 2억여원의 빚을 졌다. 박진 퇴진행동 공동상황실장은 16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그동안 시민 후원금으로 집회 진행 비용을 충당해왔는데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된 10일 전후 사흘 연속 집회를 주최하면서 적자 폭이 급격하게 늘었다”고 말했다. 퇴진행동 설명을 들어보면, 한번 집회를 개최할 때마다 장비 대여·설치 등의 비용으로 1억여원이 드는데 최근 연이은 집회로 2억원의 적자가 생겼다. 무대 설치 업체 8개로 구성된 촛불집회 무대팀이 1억원의 무대 설치 비용을 후원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그래도 퇴진행동에는 1억원의 빚이 남아있다.
이런 사정은 박진 퇴진행동 공동상황실장이 “퇴진행동 계좌가 적자로 돌아섰다”는 글을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외부로 알려졌다. 박 실장은 “광장이 아니고서는 집회비용을 충당할 길이 없는 상황이다. 고생한 무대팀들에게 미수금을 남길 수도 없는데 적자 폭은 1억을 상회한다. 그것도 1억 가까운 비용을 무대팀이 후원해도 그렇다”며 “다시 시민 여러분에게 호소드릴 방법밖에는 없다”고 적었다.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후원에 나서고 있다. 시사평론가 김용민씨는 16일 페이스북에 100만원을 이체한 내용과 함께 “촛불집회 잔여 부채. 그대로 두실 겁니까. 무려 1억입니다. 요 며칠 동안 방송 출연료를 모아 기부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시민들은 “작은 힘이나마 동참한다”, “적은 돈이지만 보태겠다” 등의 댓글을 달며 십시일반 후원에 동참했다. 시민 최원영씨도 16일 페이스북에 ‘#촛불후원_인증샷' 해시태그를 달아 ‘후원 인증샷’을 올렸다. 최씨는 “함께 즐기고 함께 행복했던 지난 겨울, 주최 측만 빚더미에서 봄을 맞이하게 남겨 놓을 순 없다”는 글을 함께 적었다. 노종면 전 <와이티엔>(YTN) 앵커도 페이스북에 “고맙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후원금 이체 인증샷을 남겼다. 고한솔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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