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세월호가 반잠수식 선박 앞 200m에 도착, 선적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074일 만에 수면 위로 떠올라 침몰 현장을 출발한 세월호 선체가 반잠수식 선박 인근에 도착했다.
해양수산부(해수부)는 24일 오후 8시30께 “세월호 선체가 반잠수식 선박 인근 200m 지점에 도착했고, 반잠수식 선박에 선적 작업을 착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2일 밤 8시50분께 본인양을 시도한 지 꼬박 48시간 만이다.
순조로웠던 인양 작업은 재킹바지선과 세월호의 부딪힘, 램프 파손 등의 이유로 계속 늦어졌다. 세월호 선체가 수면 위 12m까지 떠오른 건, 24일 오전 6시께다. 마지막 1m를 남겨두고 선체 들어 올리기와 고박 줄을 팽팽히 당기는 2차 고박을 동시에 진행했다. 세월호 선체와 바지선 간 충돌로 선체가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폐타이어 등 완충재도 설치했다.
이날 오전 11시10분께, 마침내 수면 위 13m까지 떠오른 세월호 선체는 고박 작업을 마치고 떠날 준비를 했다. 애초 오후 2시께 출발하려 했으나 조류 방향이 맞지 않아 출발 시간이 늦어졌다. 세월호는 2대의 재킹바지선에 와이어로 묶인 상태였다.
반잠수선 대기 장소는 세월호 북동쪽 1㎞ 지점에서 세월호 동남쪽 3㎞로 바뀌었다. 이곳이 더 안전한 지대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재킹바지선 2대 사이에 단단히 묶인 세월호 선체를 주황색 예인선 1대가 앞장서 끌었다. 다른 예인선 4대는 재킹바지선 주변에서 보조 역할로 힘을 보탰다. 세월호는 시속 약 1.5㎞로 사람이 걷는 속도인 시속 4~5㎞보다도 느리게 움직였다. 맹골수도의 빠른 조류 속에서 8천t이 넘는 세월호 선체를 운반하기 때문에 함부로 속력을 높이기 어려웠다. 해수부 관계자는 “조류의 흐름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세월호 선체가 도착한 뒤, 반잠수식 선박 위에 올라가 자리를 잡는 선적 작업에는 3~4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잠수선이 수면 아래 13m까지 잠수해 들어가 선체 9m가 물에 잠긴 세월호를 아래에서 들어 올리는 것이다. 선적 작업과 함께 세월호를 수면 위 13m까지 끌어올리는 데 쓴 인양줄(와이어) 등 리프팅 장비 제거 작업도 앞두고 있다.
반잠수식 선박이 있는 곳은 동거차도에서 남쪽으로 3.7㎞ 떨어진 곳이다. 위도는 북위 34도 12분, 경도는 동경 125도 59.4분에 해당한다. 진도/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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