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검 사전] ‘박근혜 구속’ 검색어를 알려드립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31일 오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목록에는 박 전 대통령 구치소 수감과 관련된 키워드들이 등장했다. 그래픽 강민진 디자이너 [e-mail]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31일 새벽 3시쯤 발부되면서, 박 전 대통령은 수감 장소인 서울구치소로 옮겨졌습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포털 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목록에는 박 전 대통령 구치소 수감과 관련된 키워드들이 등장했는데요.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검색어’ 풀이를 모아봤습니다.

■ 서울구치소·미결수용자

이름에 ‘서울’이 붙어 있지만, 서울구치소는 경기도 의왕시에 있다. 법무부 교정본부 누리집 설명을 보면, 서울구치소는 형이 확정되지 않은 1심·항소심 미결수용자와 징역 5년 이하를 선고받은 이들을 수용하는 시설이다. 교도소는 형이 확정된 사람들을 수용한다. 미결수용자란, 체포되거나 구속영장 집행으로 교정시설에 수용된 사람들을 의미한다. 피의자 박근혜처럼, 구속은 됐으나 아직 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지 않은 경우다.

형이 확정돼 옥살이를 하는 ‘기결수(수형자)’와 달리 ‘미결수’는 변호인 접견 시간과 횟수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박 전 대통령 역시 변호인들을 매일 만날 수 있다.

서울구치소의 뿌리는 1908년 일제가 만든 경성감옥이다. 이후 서대문감옥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1923년부터 서대문형무소로 불린다. 유관순 등 독립운동가들이 고초를 겪었던 서대문형무소는 해방 뒤 서울형무소(1945)→서울교도소(1961)→서울구치소(1967)로 이름이 바뀌었다. 지난 1987년 새로운 청사를 마련해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천주교인권위원회 자료를 보면 서울구치소 수용 정원은 2200명이다. <주간조선> 2434호 ‘박근혜 정부 들어 평균 수용자 8000명 늘어’ 기사를 보면, 지난해 11월23일 기준으로 서울구치소 수용률은 158%다. 일반 수용자들은 미어터지는 시설에서 구치소 살이를 하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 서울구치소에 들어간 최순실씨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은 6.56㎡(약 1.9평) 독방에서 생활하고 있다.

■ 머그샷(mug shot)

경찰에 잡힌 용의자가 이름이 적힌 카드를 들고 찍는 사진. 미국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데, 영어판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머그(mug)’는 18세기에 ‘얼굴’를 의미하는 은어였다.

구치소에 가게 되면 이름과 주소, 범죄 혐의 등을 기록한 수용기록부를 작성하는데, 이 서류에 붙이는 사진도 머그샷과 비슷하다. 박 전 대통령 등 수용자들은 이름과 수용번호가 적힌 종이를 들고 정면 사진을 찍으며, 상반신 사진 배경에는 수용자의 대략적인 키를 알 수 있는 숫자가 표시돼 있다. 사진 촬영은 신체검사를 받은 이후 수용될 방으로 옮겨지기 전에 수의를 입은 채 진행된다. 구치소·교도소 등 교정시설 입소자들은 반입이 허용되지 않는 담배나 마약, 자해·탈출용 물품 등을 숨겨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정밀 신체검사를 받는다. 서울구치소 수용 경험이 있는 강성준 천주교인권위 활동가는 “모든 옷을 벗고 가운을 입는다. 항문검사를 위해 바닥에 설치된 ‘카메라’ 쪽으로 다리를 벌리고 쪼그려 앉아야 한다. 이 영상은 녹화되지 않는다는 게 구치소 쪽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 영어의 몸

‘영어(囹圄)’란 죄수를 가두는 곳인 감옥(교도소)이다. 그러므로 ‘영어(囹圄)의 몸이 되다’는 감옥에 들어갔다는 뜻이다.

지난 2월22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의왕/김태형 기자 [e-mail]

■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일명 ‘법꾸라지’. 개인 비리 뿐 아니라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해경 본청을 압수수색하고 있던 수사팀에 전화를 걸어 ‘상황실 전산 서버 압수수색은 하지 말라’는 취지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규명돼야 할 과제다.

지난해 8월 우 전 수석 비리 의혹 수사를 위한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고검장)이 꾸려졌지만 부실 수사 논란만 남겼다. 지난 3월3일치 <한겨레> 보도를 보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우 전 수석이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지난해 7월부터 10월 사이에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이 우 전 수석 쪽과 1000차례 이상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시기, 김수남 검찰총장이 우 전 수석에게 수차례 먼저 전화를 걸어 통화한 사실도 있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청구한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은 2월22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당시 서울구치소에 유치돼 있던 우 전 수석은 곧바로 풀려났다.

박현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