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25일 열리는 재판 방청 추첨에 525명 몰려
“역사적 현장 직접 보자”…이틀 다 당선된 사람도
시민들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첫 재판 방청권을 응모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23일 열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재판 방청 경쟁률이 7.7 대 1을 기록했다. 방청석 68석 추첨에 525명이 신청해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식지 않은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서울중앙지법은 19일 오전 서울회생법원에서 박 전 대통령의 첫 재판 방청권을 추첨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진행된 방청 응모에는 남녀노소 525명이 참가했다. 경기도 수원시에서 오전 7시에 출발했다는 대학생 김하람(19)씨는 “역사에 길이 남을 순간에 함께하고 싶어 왔다”고 밝혔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박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는 최정선(60)씨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처음 벌어졌을 때는 설마 사실일까 했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이 진실로 드러났다”며 “이번 사건을 객관적으로 보기 위해 재판을 지켜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1시간의 응모를 마치고 오전 11시15분부터 시작된 추첨 과정은 박수와 탄식이 엇갈렸다. 사회자가 당첨자의 응모 번호를 하나하나 부를 때마다 박수가 나왔다. 방첨권 추첨에 당첨된 사람들은 소리 없이 두 팔을 번쩍 들며 기뻐하거나 “와!”, “하나님 감사합니다” 등을 외치기도 했다. 그러나 끝내 당첨되지 못한 참가자들은 “아이고”, “아깝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첫 재판에 3번째로 당첨된 황현제(20)씨는 “친구 따라 왔다가 너무 사람이 많아서 될 줄 몰랐는데 당첨돼서 너무 기쁘다”며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된 사건이니까 직접 재판 과정을 보고 싶어 오게 됐다”고 말했다. 딸 호아(14)양과 조카 예나(13)양과 함께 응모에 참석한 장대은(45)씨는 23일 첫 재판과 25일 두 번째 재판 모두 당첨됐다. 장씨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탄핵을 거치며 저도 아이들도 모두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아이들에게 역사적인 현장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의 재판 방청 경쟁은 지난해 12월 최순실씨의 첫 재판 방청석 70석 추첨에는 213명이 응모해 2.7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더 치열했다. 지난 3월9일 헌법재판소 박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 때는 24석인 일반인 방청석에 1만9096명이 몰려 경쟁률이 약 800 대 1까지 치솟기도 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