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임종국상’ 학술상 받은 친일반민족진상위 김경현 조사관

등록 2005-11-14 18:44수정 2005-11-14 18:44

“친일문제는 과거사 아닌 현재형”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강만길) 김경현(39) 조사관은 최근 ‘겹경사’를 맞았다. 위암 장지연의 친일 활동을 주장해 유족들로부터 고소를 당했으나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은 데 이어, ‘역사정의 실현에 헌신한 개인 또는 단체’에 주는 제1회 임종국상 학술부문 수상자가 된 것이다. ‘임종국상’은 <친일문학론>을 저술하는 등 한평생을 친일 연구에 바친 고 임종국 선생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이 두 가지 경사를 연관시켜주는 ‘고리’는 그가 10여년의 작업 끝에 내놓은 저서 <일제강점기 인명록1-진주지역 관공리·유력자>다. 올 3·1절을 맞아 펴낸 이 책은 일제시대 진주지역 일대에서 부역한 식민통치기구 관리와 관변단체에 참여한 지역 유지 등 3400여명의 행적과 해방 뒤 경력을 700여 쪽에 걸쳐 다루고 있다.

진주 친일경력 3400명 밝혀 명성
‘장지연 친일 주장’ 무혐의 결정도
“역사정의 실현 사학자 몫 아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진주신문>에 근무할 때였습니다. 시골 마을에서 물 문제를 둘러싸고 폭행 사건이 일어났는데, 사건을 취재하다보니 단순한 물 분쟁 이면에 과거 지주와 소작농 관계였던 양쪽 집안의 갈등, 해방 뒤 농지개혁, 일제시대 토지정책까지 연관이 돼있더군요. 친일 문제가 단순한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깨닫게 된 것이죠.”

그의 책 속에 담긴 수천 명 친일인사 가운데 가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인물은 위암 장지연. ‘시일야방성대곡’으로 유명한 구한말 언론인 위암이 주필로 재직하던 <경남일보>가 1910년을 전후해 ‘이토 히로부미 추모시’ ‘천장절(일왕의 생일) 기념 경축행사’ ‘일왕 찬양한시’ 등을 게재한 사실을 밝혀냈다. 그 바람에 그는 지난 5월 유족들로부터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하지만 그는 1916년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에 위암이 기고한 ‘하세가와 신임 총독 부임 축하시’를 추가로 공개해 논란에 쐐기를 박았다. 검찰도 지난달 그에게 무혐의 결정을 알려왔다.

‘장지연 친일 논란’으로 우리사회 친일 논쟁의 한가운데 서게 된 그는, 연구와 저술활동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두달 전부터는 진주를 떠나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조사2과 영남권 담당 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식구들과 떨어져 서울로 올라와 혼자 생활하게 된 그는 “대학 입학직후 미팅에서 만나 인연을 맺은 뒤 ‘돈 안 되는 일’임에도 언제나 든든한 후원자가 돼 준 아내(초등학교 교사)에게 가장 고맙다”며 “임종국상 수상을 계기로 친일청산과 역사정의 바로 세우기 작업에 더 큰 사명감으로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진주지역 친일사 전문가’로 알려지다 보니 사람들이 종종 그에 대해 오해하는 점도 여럿이다. “진주 토박이 아니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아닙니다. 20년 동안 전라도 광주에서 살다가 1986년 대학(경상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진주와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습니다. 사학과 나왔냐는 질문도 자주 받는데, 전공은 사회학입니다. 원래 역사에는 아마추어지만 관심 있는 분야 자료 모으고 공부하다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어차피 사학자만 친일 역사 연구하라는 법은 없지 않겠습니까?”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