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사랑 빨간우체통 봉사단은 서울 마포구의 한 임대아파트내 설치된 빨간우체통과 구청 내에 설치된 고민편지 게시대에 접수된 편지들을 검토해 구청 관련 부서를 연계해주고 있다. 사진 마포구청 제공
2012년 7월,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임대아파트에서 주민 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심각성을 느낀 마포구청은 여러 대책을 강구하다 아파트 곳곳에 ‘빨간 우체통’을 설치했다. 이 아파트에 사는 70대 주민은 “대장암 판정을 받았는데 병원비가 부담된다”면서 편지를 띄웠다. 편지를 받은 빨간 우체통 봉사단은 주민의 상황을 확인하고, 구청 복지부서와 연결해 병원 예약을 도왔다고 한다.
마포구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빨간 우체통 상담봉사단 9명은 매주 아파트를 순찰하며 우체통에 접수된 고민편지를 수거한다. 구청쪽 관계자는 “봉사자들이 편지 상담 외에도 지역 내 소외된 분들을 찾아가 안부도 묻고 근황을 살피면서 5년째 소통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빨간 우체통엔 어떤 사연들이 접수됐을까. 2012년부터 총 41통의 편지가 접수됐는데, 몸이 아프거나 생계가 어려운 70대의 사연이 두드러졌다. 이들의 고민유형으로는 복지 지원 요청이 28건, 주거환경개선 요청(7건), 가족관계 해결 요청(3건) 등이 뒤를 이었다. 송관재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빨간 우체통 사업을 통해 주민 개개인의 고민을 자연스럽게 털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