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검찰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들어가고 있는 정유라씨 <연합뉴스>
법원이 지난 3일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수혜자로 꼽히는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주말인 4일에도 출근해 영장 재청구 여부를 타진하며 보강수사를 이어갔다.
검찰은 우선 법원의 영장기각 사유 등을 면밀히 재검토하고 있다.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며 제시한 첫번째 사유는 정씨의 가담 경위와 정도를 고려하면 구속할 사유와 필요성·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씨의 범죄 혐의가 어느 정도 소명되지만, ‘이대 입시·학사 비리’를 주도한 건 결국 어머니 최씨라고 본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최씨가 관련 재판에서 이대에서 특혜를 받은 게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씨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만큼 정씨를 통한 증거인멸의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법조계 일각에선 정씨의 도주 우려에 대해서도 법원이 지나치게 관대한 판단을 한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법무부가 지난 5개월 동안 덴마크 정부와 사법공조를 유지했고 덴마크 법원도 그를 구금까지 해가며 강제송환했는데, 정작 한국에 와서는 이틀 만에 풀려난 셈이기 때문이다. 정씨의 눈물 호소 전략이 먹힌 측면도 있다. 정씨는 지난 2일 영장심사에서 “엄마는 구속되고 아버지는 연락이 안 돼 두 살 아들을 키울 사람이 나밖에 없다”며 여러차례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법원이 영장기각 사유로 정씨의 ‘가족관계’를 언급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말을 거치며 수사팀 내부 분위기는 혐의 등을 보강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검찰은 무엇보다 정씨를 상대로 ‘삼성 뇌물 사건’을 집중 조사하기 위해서도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혐의 입증을 위해서는 정씨의 진술이 매우 중요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단순 입시비리라면 모녀 동시 구속이 가혹할 수 있겠지만, 이건 대통령과 기업 사이의 뇌물 사건이다. 검찰로선 모녀를 각각 분리해 최대치의 수사 역량을 투입하려는 게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