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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미적대던 ‘물대포 직사’ 수사 속도낼까

등록 2017-06-15 18:40수정 2017-06-15 21:58

경찰청장 등 고발사건 20개월 끌어
‘물대포로 사망’ 정황 뚜렷해져
검찰 “진단서 변경 참고해 수사”
서울대병원이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 원인을 ‘외인사’로 변경함에 따라 ‘물대포에 의한 직사살수’가 직접 사망 원인이라는 게 분명해지면서, 검찰이 진행 중인 수사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지금껏 경찰 진압 책임자와 사건 진상을 규명하는 검찰 수사는 지지부진했다.

현재 검찰에서는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김후균)가 이 사건을 맡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백씨의 큰딸 백도라지씨와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등 33명은 사건 발생 나흘 만인 2015년 11월18일 강신명 당시 경찰청장과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을 비롯해 현장 지휘관과 실무자 등 7명을 살인미수, 경찰관직무집행법 위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유족 쪽은 고발장에서 경찰이 직사살수를 맞을 경우 백씨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물대포를 조준 사격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는 고발 뒤 1년8개월, 백씨가 사망한 지 9개월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진척이 없었다. 당시 시위 진압을 지휘한 구은수 서울경찰청장(현 경찰공제회 이사장)과 장향진 서울경찰청 차장(현 경찰청 경비국장) 등 피고발인과 참고인을 불러 조사했으나, 최종 판단을 미루고 있던 터였다.

이와 관련해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 법률대리인단의 이정일 변호사는 15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지난 3월24일 가족대표인 백도라지씨와 변호인단 3명 등이 서울중앙지검 형사부 담당 검사와 면담했지만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 외에 당시까지 수사 상황, 앞으로 수사 예정 등에 대한 어떤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검찰이 수사 진행 상황조차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등 인권을 보호해야 할 국가기관의 구실을 망각하고 눈치보기식 수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어 “현장에서 살수차를 직접 운영했던 담당 경찰관과 현장 책임자는 물론이고 그 지휘관들은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검찰은 이들을 과실치사 또는 살인죄로 즉각 기소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병원 쪽이 사망진단서 내용을 변경했으니 이 부분을 참고해 수사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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