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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안경환 후보 “기회 주면 소명 다해, 사퇴 생각 없다”

등록 2017-06-16 11:20수정 2017-06-16 15:16

“몰래 혼인신고는 변명의 여지 없어…죽는날까지 사죄하며 살 것”
“청문회에서 평가 바란다. 칠십 평생 전면 부정은 온당치 않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오전 서초구 서울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몰래 혼인신고' 등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오전 서초구 서울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몰래 혼인신고' 등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몰래 혼인신고’ 등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분명히 책임은 있지만 사퇴할 정도의 책임을 져야할 문제인가에 대해선 달리 생각한다”며 “청문회까지 사퇴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안 후보자는 16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래전 개인사는 분명히 저의 잘못이다. 죽는 날까지 잊지 않고 사죄하며 살아갈 것이다”며 “그러나 그 일로 인해 그 이후의 제 삶이, 학자로서, 글 쓰는 이로써 살아온 제 인생이 전면적으로 부정당하는 것은 온당치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의 잘못에도 불구하고 눈앞에 닥친 국정과제인 검찰개혁과 법무부 문민화 작업에 제가 쓸모가 있다고 해서 저를 지명했기 때문에 그 일을 제 개인적인 일보다 국민의 입장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총체적으로 평가해 기회를 준다면 청문회까지 사퇴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안 후보자는 먼저 ‘몰래 혼인신고’ 의혹과 관련해 “당시 저만의 이기심에 눈이 멀어 당시 사랑했던 사람과 그 가족에게 실로 어처구니없는 잘못을 저질렀다.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그 일은 전적인 저의 잘못으로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위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즉시 깨닫고 후회했으며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스스로를 치료하면서 제 생애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 후로 저는 오늘까지 그때의 그릇된 행동을 후회하고 반성하며 살아왔다”고 말했다. 안 후보자는 1975년 교제하던 여성의 도장을 위조해 혼인신고를 했다가 이듬해 법원에서 혼인 무효 판결을 받았다.

안 후보자는 “형사문제가 돼서 제재를 받았다면 당연히 흠이라고 생각하지만, 당시 형사절차에 소환되거나 문제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몰래 혼인신고) 부분은 2006년 국가인권위원장 취임하기 전에 사전검증을 하면서 설명드린 바 있다”며 “이번에는 청와대에서 며칠 전 질의가 있어서 소명을 했다”고 말했다. 이는 법무부 장관 지명 당시에는 청와대가 몰래 혼인신고 의혹을 미처 검증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자는 아들이 학교 교칙을 위반해 퇴학당할 처지에 놓이자 학교장에게 편지를 보내 선처를 요청해 징계수위가 ‘특별교육 이수’로 낮춰지도록 했다는 의혹에 대해, “절차에 따라 부모로 청원의 말씀을 드린 것일 뿐 절차에 개입하거나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적은 결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학교 쪽에서 징계절차의 일환으로 학생의 반성문과 함께 부모의 탄원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해 왔기에 부끄럽고 참담한 아비의 심경으로 탄원서를 작성하여 제출했다”며 “탄원서에는 제 자식은 학칙에 따라 엄정하게 징계하더라도 상대방 학생은 최대한 선처를 바란다고 썼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또 지난해 낸 수필집 <남자란 무엇인가>에서 왜곡된 성 관념을 표출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다시 되돌아봐도 부족한 글들이지만, 책과 글의 전체 맥락을 유념하여 읽어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글에서도 여성을 비하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으며 남성의 본질과 욕망을 드러냄으로써 같은 남성들에게 성찰과 반성의 계기를 제공하고자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청문회에서 칠십 평생을 총체적으로 평가해주기 바란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제게 주어진 마지막 소명으로 생각하고 국민의 여망인 검찰개혁과 법무부 탈검사화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밝혔다.

서영지 기자, 여현호 선임기자 yj@hani.co.kr

<안경환 후보자 회견문>

안녕하십니까. 수고 많으십니다.

제가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저와 관련된 여러 내용이 보도되었습니다.

오늘 이에 대해 설명 드리고, 가능한대로 답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1948년생으로 금년 70세입니다. 그 70년 인생을 돌아볼 때 가장 큰 잘못은 저의 20대 중반, 청년시절에 저질렀던 일입니다.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된 판결문에 담긴 내용입니다.

저는 당시 저만의 이기심에 눈이 멀어 당시 사랑했던 사람과 그 가족에게 실로 어처구니없는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그 일은 전적인 저의 잘못으로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위였습니다.

저는 즉시 깨닫고 후회했으며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스스로를 치료하면서 제 생애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후로 저는 오늘까지 그 때의 그릇된 행동을 후회하고 반성하며 살아왔습니다.

학자로, 글쓰는 이로 살아오면서 그 때의 잘못을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저는 40여 년 전, 20대 중반 젊은 시절에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하나 말씀드리는 것은 그 후의 후회와 반성을 통해 저의 이기적인 모습을 되돌아보고 참된 존중과 사랑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사실은 제 아내도 알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의 잘못으로 평생 반성하고 사죄해야 마땅함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둘째, 저의 아들의 문제입니다. 잘잘못을 떠나, 제 아이의 문제는 오랜 기간을 교육자로 살아온 저에게는 가장 아픈 부분입니다.

저의 아들은 재학하던 학교의 남녀학생을 엄격하게 분리시키는 학칙을 위반하였습니다.

그리고 학내 절차를 거쳐 중징계 처분을 받았습니다.

제가 절차에 개입하거나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적은 결코 없습니다.

다만, 학교측에서 징계절차의 일환으로 학생의 반성문과 함께 부모의 탄원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해 왔기에 부끄럽고 참담한 아비의 심경으로 탄원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습니다.

절차에 따라 부모로서 청원의 말씀을 드린 것이었을 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탄원서에는, 제 자식은 학칙에 따라 엄정하게 징계하더라도, 상대방 학생에 대해서는 최대한 선처를 바란다고 썼습니다.

필요하시면 제가 제출한 탄원서를 공개하겠습니다.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장래를 걱정해서 고심 끝에 결정하셨을 텐데 큰 누를 끼친 것 같아 죄송할 따름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쓴 책과 글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평생 수많은 글을 써왔습니다.

다시 되돌아 봐도 부족한 글들입니다만, 책과 글의 전체 맥락을 유념하여 읽어 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다만 어떤 글에서도 여성을 비하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으며 저 역시 한 사람의 남성으로서 남성의 본질과 욕망을 드러냄으로써 같은 남성들에게 성찰과 반성의 계기를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제 자신의 잘못에 더하여 자식문제까지 말씀 드리게 되어 송구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과 저를 아껴주시고 기대를 걸어주신 많은 분들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칠십 평생을 학자로서, 글쓴이로서 살아왔는데,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에게 주어진 마지막 소명으로 생각하고 국민의 여망인 검찰 개혁과 법무부 탈검사화를 반드시 이루겠습니다.

저의 오래 전 개인사는 분명히 저의 잘못입니다.

죽는 날까지 잊지 않고 사죄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일로 인해 그 이후의 제 삶이, 학자로서, 글 쓰는 이로서 살아온 제 인생이 전면적으로 부정되는 것은 온당치 못한 일입니다.

청문회에서 제 칠십 평생을 총체적으로 평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7. 6. 16.

안 경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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