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장관 후보 첫 낙마
안 “개혁 걸림돌 될 수 없어
검찰 개혁은 꼭 이루어달라”
안 “개혁 걸림돌 될 수 없어
검찰 개혁은 꼭 이루어달라”
‘몰래 혼인신고’ 등 각종 의혹과 부적절한 성 인식에 대한 비판을 받아온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자진 사퇴했다. 지난 11일 후보자로 지명된 지 닷새 만이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내각 후보자로서는 첫 낙마 사례다.
안 후보자는 이날 저녁 “오늘 이 시간부로 법무부 장관 후보직을 사퇴한다. 문재인 정부의 개혁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없어 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고 법무부가 전했다. 안 후보자는 “비록 물러나지만 검찰개혁과 법무부 탈검사화는 꼭 이뤄져야 한다”며 “저를 밟고 검찰개혁의 길에 나아가 달라. 새로 태어난 민주정부의 밖에서 남은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앞서 안 후보자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975년 교제하던 여성의 도장을 위조해 혼인신고를 했다가 이듬해 법원에서 혼인 무효 판결을 받은 사실을 모두 시인했다. 그는 “당시 저만의 이기심에 눈이 멀어 사랑했던 사람과 그 가족에게 실로 어처구니없는 잘못을 저질렀다”며 “즉시 깨닫고 후회했으며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스스로를 치료하면서 제 생애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 후보자의 이날 해명은 ‘의혹 해소’에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오래전 일이지만 명백한 ‘범죄’를 저지른 이가 법무부 장관을 맡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거세졌다. 안 후보자는 기자회견에서 “분명히 책임은 있지만, 총체적 평가 기회를 준다면 청문회까지 사퇴할 생각은 없다”고 했지만, 결국 이날 저녁 스스로 사퇴 뜻을 밝혔다. 본인이 직접 해명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여론이 나빠지고, 검증 부실에 대한 불똥이 청와대로 튀는 상황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또 자신을 둘러싼 논란이 주로 가족들과 관련된 것이어서 심적인 부담이 더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기자회견에서 안 후보자는 아들이 학교 교칙을 위반해 퇴학당할 처지에 놓이자 학교장에게 편지를 보내 선처를 요청해 징계 수위가 ‘특별교육 이수’로 낮춰지도록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절차에 따라 부모로서 청원의 말씀을 드린 것일 뿐 절차에 개입하거나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적은 결코 없다”고 말했다.
서영지 정유경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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