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첫 영장 기각 뒤 15일만
삼성 ‘말 지원’ 알았는지 집중 조사
검찰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료 확보”
삼성 ‘말 지원’ 알았는지 집중 조사
검찰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료 확보”
검찰이 18일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면서 ‘두 번째 승부수’를 띄웠다. 첫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 15일 만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이날 “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며 “기존 범죄사실에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2일 정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이대 입시·학사비리(업무방해)와 청담고 재학 때 허위 출석을 인정받거나 봉사활동 실적을 조작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두 가지만 담았다. 애초 정씨의 체포영장에는 범죄수익은닉 혐의도 포함돼 있었으나 당시 덴마크에서 송환된 정씨가 심야 조사를 거부해 충분한 조사시간을 확보하지 못해 구속영장에선 빠졌다.
검찰은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삼성의 말 지원 과정’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특히 삼성이 돈을 송금한 독일 법인 ‘코레스포츠’에서 정씨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급여 명목으로 돈을 타낸 사실에 주목했다. 정씨가 이 회사 주식을 30% 소유한 만큼 돈을 빼돌리는 과정에 가담한 정도가 낮지 않다고 본 것이다.
검찰은 또 삼성이 정씨에게 제공한 말을 바꾸는 ‘말 세탁 과정’에도 정씨가 깊숙이 개입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삼성은 정씨에게 ‘비타나 브이’ 등 말 세 마리를 사줬다가 지난해 10월 독일 현지에 가서 ‘블라디미르’ 등 다른 말들로 교체해준 바 있다. 검찰은 지난 7일 마필관리사, 보모 등 조사를 통해 진술과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삼성이 최씨 모녀에게 뇌물을 건넨 상황을 정씨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구속영장 재청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대 입시·학사 비리에서도 정씨가 적극 가담한 추가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지난 3일 ‘피의자의 가담 경위와 정도’, ‘사실상 자진 귀국’ 등을 들어 정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하지만 2013년부터 올해 6월까지 형사 공조로 국내 인도된 범죄인 68명 중 구속영장이 기각된 경우는 정씨가 유일하다. 정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20일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서영지 홍석재 기자 y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