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가 내리는 서울 광화문 건널목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출근길을 재촉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2일부터 3일 새벽까지 내린 많은 비로 전국 곳곳에서 집과 도로가 물에 잠기거나 끊어지고, 경북·영동고속도로가 통제됐다. 장마전선 영향으로 3~5일 전국에 비가 이어져 많은 곳은 150㎜ 이상 비가 올 전망이다.
2일 오후 8시35분께 경기도 용인시 경부고속도로 신갈분기점 인근 공사장에서 축대가 무너졌다. 이 사고로 700여t의 흙더미가 도로에 쏟아지면서 경부고속도로 대전방면과 영동고속도로 인천방면으로 이어지는 신갈분기점 램프 구간 2개 차로가 모두 막혔다. 경찰은 추가 붕괴를 걱정해, 2~3일 뒤 정밀 진단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해당 구간 교통을 통제할 방침이다.
경기도 용인시 경부고속도로 신갈분기점 인근 공사장에서 장맛비로 축대가 무너져 700여톤의 흙더미가 쏟아졌다. 경찰은 현재 이 부근에 대한 교통을 통제하고 있으며, 정밀안전 진단이 끝날 때까지 이 구간을 우회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2일 저녁 시간당 54㎜ 비가 퍼부은 충북 청주에서는 3일 낮 12시20분께 무심천 돌다리를 건너던 장아무개(87)씨가 실종됐다가 서문대교 부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3일 새벽 4시30분께 강원 인제 상남면의 한 야영장에 4명이 고립됐다가 119구조대에 구조됐고, 오전 9시께 인제 기린면 서리교 인근의 제방이 무너져 주민들이 대피하기도 했다. 강원 홍천군 내면 광원리 가덕교 연결도로도 폭우로 끊어졌다. 장맛비가 대전 등 충남 내륙에 집중된 반면 가뭄이 극심한 충남 서부 지역은 상대적으로 강수량이 적어 해갈에는 역부족이었다.
기상청은 3일 “중부지방에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5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밝혔다. 이번 비는 5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강수량은 경기 남부, 강원 영서, 충청 북부, 경북 북부, 지리산 부근 50~100㎜(많은 곳 150㎜ 이상), 서울·경기 북부(4일까지), 강원 영동, 충청 남부, 호남, 경남, 경북 남부, 제주 30~80㎜ 등이다. 기상청은 “1일부터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화된 가운데 5일까지 중부지방과 일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30㎜ 이상의 많은 비가 오는 곳이 있어 축대 붕괴 및 산사태 등이 우려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김기성 오윤주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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