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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정유라 “삼성 모르게 말 교환 이루어졌다고 생각 안 해”

등록 2017-07-12 14:24수정 2017-07-12 21:55

12일 이재용 재판 증인으로 출석
“엄마가 삼성서 말 바꾸라고 한다고 했다”
말 바꾸기 전날 최순실-삼성 만남 증언도
“엄마가 삼성 말 내 것처럼 타면 된다고 말해”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뒤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뒤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갑자기 증인으로 나와 삼성이 말 교환을 몰랐을 리 없다고 진술했다. 삼성이 승마지원을 숨기려 ‘말 세탁’을 했다는 특검에 맞서 이 부회장 쪽은 “말 교환은 삼성과 무관하다”고 주장해와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의 심리로 12일 열린 이 부회장 재판에서, 특검 관계자가 “삼성은 말 교환이 어머니 최순실씨가 독단적으로 한 거고 삼성은 전혀 몰랐다고 말하고 있다. 삼성 측 모르게 말 교환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나?”라고 묻자 정씨는 “아니요”라고 답했다. 이어 정씨는 “(승마 코치인) 크리스티앙 캄플라데가 ‘말 바뀌기 바로 전날 엄마, 삼성전자 박상진 전 사장, 황성수 전 전무가 만났다’고 말했다. (캄플라데와의 대화) 음성녹음 파일도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가 재차 근거를 묻자 정씨는 “말을 바꿔야 한다는 얘기를 엄마한테 들었을 때 삼성에서 말을 바꾸라고 한다고 들어서 어떻게 모를 수가 있는지 더 의문이다”라고 답했다.

정씨는 2016년 10월 타던 말을 살시도, 비타나 브이(V), 라우싱1233에서 블라디미르, 스타샤로 바꿨다. 이에 대해 특검은 언론에서 삼성의 정씨 승마지원을 취재하자 뇌물을 준 사실이 드러날까봐 매각을 가장해 말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부회장 쪽은 “최씨가 삼성 소유 말을 자기 마음대로 교환하려다 항의를 받고 무산됐다”며 개입을 부정했다. 특히 황 전 전무는 검찰 조사에서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한 이후 대체마 교체에 관여했다면 삼성 존립이 흔들릴 정도로 중대한 사안인데 어떻게 관여하느냐”고 진술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씨의 증언은 삼성 주장과 계속 배치됐다. “블라미디르와 스타샤를 시승한 뒤 최씨가 ‘블라디미르, 스타샤가 가장 잘 맞는다고 해서 교환이 이뤄졌고, 2016년 9월27일 덴마크로 이사간 뒤에도 안드레아스 헬그스트란드에게 코치를 받으면서 두 말을 탔느냐”는 특검 질문에 정씨는 “네”라고 답했다. 삼성이 교체를 알았을 뿐 아니라, 실제 말 교환도 이뤄졌다는 뜻이다. 이어 특검 관계자가 “안드레아스가 말 교환해줬는데 삼성에서 나한테 줘야 할 돈이 안 들어온다고 말하며 짜증 냈나”고 묻자 정씨는 “삼성 니즈 투 페이(Samsung needs to pay)라고 말했던 것은 확실하다”라고 진술했다.

삼성전자가 2016년 8월22일 헬그스트란드에게 살시도, 비타나 브이, 라우싱1233을 판 매매계약서도 허위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계약서를 보면 삼성 쪽은 150만 유로를 주고 안드레아스에게서 2016년 2월에 산 비타나 브이를 6개월 뒤에 10만 유로 많은 160만 유로에 되팔았다. 특검 관계자가 “안드레아스가 부상으로 똑바로 걷지도 못하는 말인 비타나 브이를 판 지 6개월 만에 10만 유로 더 비싸게 살 이유가 있느냐”고 묻자 정씨는 “아니요. 안드레아스는 말이 아프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한편 삼성이 준 살시도를 “내 말이라고 생각했다”는 정씨의 검찰 조사 진술도 재판에서 공개됐다. 정씨의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제가 엄마에게 살시도를 구입하자고 했을 때 엄마가 저한테 그럴 필요 없이 계속 타도 된다고 했기 때문에 내 말이구나 정도는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2016년 1월께 살시도를 우리가 삼성에서 구입하면 안 되는지 묻자, 최씨가 ‘그럴 필요 없이 내 꺼처럼 타면 돼. 굳이 돈 주고 살 필요가 없다’고 말했냐”는 특검 쪽 질문에 정씨는 “네”라고 답했다. 다만 이에 대해 정씨는 법정에서 “저희가 말을 구입했든지 어떻게 잘 해결되서 그 말을 소유하는 거로 판단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정씨는 “최씨에게 ‘나만 (삼성) 지원받는 거냐’고 물었더니 ‘그냥 조용히 있으라. 때 되면 오겠지 왜 계속 물어보냐’며 화낸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도 긍정했다.

정씨의 이날 증언에 대해 이 부회장 변호인은 “정씨는 승마지원 관련 각종 계약서나 서류를 본 적도 없고 오로지 어머니에게 간혹 들은게 아는 것의 전부다. 또 삼성의 승마지원이 올림픽 대비해 다수의 승마 선수를 지원하는 것이고 단지 그 선수 중 한 명으로 지원받았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또 “3차 구속영장이 청구될지도 모르는 상태라 이를 모면하려 특검이 원하는 대로 증언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정씨의 증언이 증거능력도 없다고 변호인은 주장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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