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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북-일 수교맺고 ‘한·중·일 협의’ 정례화 노력을

등록 2005-11-16 20:51

지난 11일 다나카 아키히꼬(왼쪽) 도쿄대 교수와 최상용 고려대 교수가 ‘한반도의 탈냉전과 동아시아 새질서’를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 부산/김종수 기자 <A href="mailto:jongsoo@hani.co.kr">jongsoo@hani.co.kr</A>
지난 11일 다나카 아키히꼬(왼쪽) 도쿄대 교수와 최상용 고려대 교수가 ‘한반도의 탈냉전과 동아시아 새질서’를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 부산/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2005 부산아펙] 아시아 새질서와 탈냉전의 한반도 연속대담 ② 최상용 - 다나카 아키히코

최상용 6자회담, 동북아 안정 틀로써 바람직, 한국 정부 ‘동북아 균형자’ 역할 충실

다나카 일, 신사참배 관두면 리더십 보일 수 있어, 일 변화로 한·중과 공동 프로젝트 끌어내야

최상용=21세기 세계정치 질서를 ‘새로운 중세’로 비유했는데 그 이유는 뭔가?

다나카 아키히코=<새로운 중세론>을 출간한 건 96년이지만, 현재에도 유용한 틀이라고 본다. 현재의 국제환경에 있어서 주권국가의 틀을 넘어서 주권국가를 상대화하는 듯한 여러가지 현상이 생겨나고 있고, 이는 주권국가가 생겨나기 이전의 중세시대와 비슷한 점이 있다. 현대라는 상황 속에서 생겨났기 때문에 ‘새로운 중세’라고 한 것이다.

=21세기는 정치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중세보다 더 불안하지 않은가라는 생각마저 든다. 지역협력의 관점에서 한·중·일 세 나라의 현 상황을 보면 더 비관적이 된다.

다나카=일본 중국 한국이 지역의 잠재력을 활용할 수 있는 협력 체제를 구축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김대중 정부는 ‘아세안+3(한중일)’를 발전시켰고 노무현 정부는 동북아시아의 중심이 되고자 하였으나 일본과 중국이 다른 데 정신을 팔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낙관적이다. 일정한 단계에서는 이 3국의 협력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본다.

=아펙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다나카=아펙은 가능성이 있는 조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아펙은 경제 각료의 정기 회의나 정상들이 정기적으로 만나는 회담의 장이 돼 버리고 말았다. 그렇다고 해서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동아시아에서는 아펙보다도 아세안+3 정상회담이 더 중시되고 있다.

=그러나 아세안+3도 중국의 소극적 자세로 한중일 정상회담 등이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는데, 최근 들어서는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문제가 활성화를 막는 또다른 요인이 되고 있는 것 아닌가?

다나카=일본의 장기적인 국익차원에서 생각해 보면 한중일 정상들의 대화를 지금보다 확대하는 게 좋다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일본은 한·중·일의 협의를 정례화하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북핵 6자 회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의 안정을 위한 틀로서 6자 회담이 매우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는데….

다나카=그렇다. 외교사적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이 북한이 받아들일 만한 것을 어떻게든 만들고자 하는 노력을 해왔다는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북핵의 진전은 2기 들어 부시 정권의 유연한 자세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결단력이 긍정적으로 상승작용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6월 평양에 갈 기회가 있었는데 북한은 이 시점에서 바뀌지 않으면 위기를 맞게 될 수도 있다는 절박한 분위기를 느꼈다. 동북아 균형자론을 내세운 한국 정부 또한 6자회담을 이끌어 내는 과정에서 조정자의 구실을 충분히 했다고 본다. 이런 북핵 해결을 위한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서 일본이 할 수 있는 일은 북일 수교가 아닌가. 한반도에 대한 투자는 경제적인 면도 있겠지만 정치적으로 더 의미가 있을 것이다. 내년 9월 퇴임하는 고이즈미 총리는 김정일 위원장을 직접 만난 최초의 선진국지도자 임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일본 국내정치 구도에서 보더라도 고이즈미-아베 (관방장관)의 우익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협상에 나설 때 보수세력의 반발도 없는 것 아닌가?

다나카=고이즈미 총리의 입장에서도 북한과의 관계를 매듭지어 정권의 업적으로 삼으려는 것은 당연하다. 가령 북한이 핵 문제에 대한 결단을 내릴 수 있다면 납치문제 해결은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훨씬 더 쉬운 문제일 것이다. 6자 회담을 최종적인 이 지역 안전보장의 확고한 틀로 만들기 위해서는 핵문제의 해결과 동시에 일본이 북일수교를 맺어야 한다.

=사실 지금이 일본에게는 기회이고 이는 정치예술이 요구되고 있다는 생각도 드는데, 일본이 결단을 내린다면 일본의 정치적 위상은 매우 높아질 것이다.

북-일 수교맺고 ‘한·중·일 협의’ 정례화 노력을 최상용-다나카 아키히코
북-일 수교맺고 ‘한·중·일 협의’ 정례화 노력을 최상용-다나카 아키히코
다나카=북한이 인식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은 고이즈미 총리가 내년 9월에 그만둔다는 것이다. 그 시간을 이용하지 않으면 안된다. 고이즈미 총리 역시 내심으로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문제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성격상 그만두지는 않을 것이다. 다른 분야에서 대역전의 기회를 노릴 수도 있다고 본다.

지난 9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쓴 컬럼에서 참배를 그만두지 않는 것도 일종의 미덕일 수 있지만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대승을 거둠으로써 이제 흐름이 변했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난 그만두겠다” 라고 말하고 외교를 진행시켜 나간다면 일본 외교는 한꺼번에 동아시아에서 리더쉽을 보일 수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

=한반도의 냉전마저 해체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가 진정 생산적이고 건설적으로 미국에게 요구할 수 있는 것은 뭐라고 보는가? 클린턴 행정부도 그렇고 부시 행정부의 비전이라고 할 수 있는 평화는 민주화를 통해 얻을 수 있다는 이른바 ‘민주주의 평화론’을 지지하지만 이를 실현하는 방법에는 이의를 제기하고 싶다.

다나카=민주주의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완전한 처방전이란 것은 없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미국이 약간 성급하게 처리하려고 할 때 동맹국의 역할은 자신의 적절한 의견을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주주의’라는 대의명분만 있다면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동원해서라도 그걸 실현시킬 수 있다는 신념과 사고방식은 이라크 사태로 상당히 흔들리고 있다고 본다. 미국이 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하고 효과적인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동북아시아의 지역 협력을 위한 조건이 있다면 뭐라고 보는가?

다나카=현재와 같이 각국의 지도자들이 만나지 않고 있는 상황을 개선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이는 일본 정부의 자세 변화가 필요한데 한·중·일이 공동으로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여러 가지 생각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북핵 문제가 진전돼 북-일 수교, 북-미 수교가 이루어진다면 큰 변화가 가능할 것이다.

=북일 협상으로 북일 수교가 된다면 정말 획기적인 일이 될 것이다. 이를 계기로 한중일 정상회담이 이뤄진다면 매우 바람직한 상황이 되리라 본다.

정리 부산/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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