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용 전 사장 측근…수사 시작 뒤 첫 소환
검찰 “카이 경영 전반에 대한 조사”
검찰 “카이 경영 전반에 대한 조사”
검찰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카이)의 수백억원대 원가 부풀리기 의혹 등과 관련해 핵심 경영진을 불러 조사했다. 하성용 전 사장의 소환도 이르면 다음 주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20일 이아무개(57) 카이 경영지원본부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카이 경영 전반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본부장이 하 전 사장의 주도로 이뤄진 각종 비리에 연루된 핵심 측근 중 한 명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카이가 티(T)-50, 수리온 등을 개발해 군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개발비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챙긴 부당이득의 사용처가 전 정권 실세와 국방부 등 정·관계에까지 뻗어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이 전날 압수수색한 카이 협력업체들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협력업체 중에는 하 전 사장의 측근이 대표로 재직하며 하 전 사장 재임 기간 중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해 매출이 급증한 곳이 눈에 띈다. 검찰은 하 전 사장이 이들 협력업체의 리베이트 등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앞서 2015년 감사원 특별감사 결과, 카이는 2013~2014년 상품권을 52억원치 사들였지만 이 가운데 17억원의 사용처를 제대로 소명하지 못한 바 있다. 검찰도 하 사장이 정치권을 상대로 상품권 로비를 벌였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한편 하 전 사장은 이날 오전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카이는 이른 시일 안에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새 대표 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영지 기자, 박병수 선임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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