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불리한 기사 노출 막기” 관련
삼성 “포털 메인서 자연히 내려간 걸
최 전무가 자신이 역할한듯 보고해”
최 “보고한 적 없다” 애초발언과 달라
삼성 “포털 메인서 자연히 내려간 걸
최 전무가 자신이 역할한듯 보고해”
최 “보고한 적 없다” 애초발언과 달라
삼성이 네이버·다음에 이재용 부회장에게 불리한 기사를 빼달라고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내부 허위보고’가 기사화됐다는 공식 해명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런 해명은 전형적인 ‘책임 떠넘기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버·다음이 지난 20일 오후 공개한 삼성전자의 공문을 보면, 삼성 쪽은 두 포털에 “최아무개 전무가 회사 관련 기사가 포털 메인 화면에 장시간 노출됐다가 자연스럽게 메인 화면 아래로 내려간 상황을 마치 자신이 역할을 한 것처럼 과장해 보고한 것이었는데, <한겨레>는 ‘포털에 부탁한 적이 없다’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문자메시지 내용을 기정사실로 해 보도했다”고 해명했다.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사장이 네이버·다음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최 전무의 보고를 받은 것은 맞지만, 그 내용이 ‘허위보고’였다는 주장이다. 삼성은 이어 “해당 임원은 지난 7월5일 <한겨레>로부터 한 차례 전화를 받고 ‘포털에 그런 부탁 한 적 없다’고 분명히 답했는데도 사실과 다른 기사가 게재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최 전무는 <한겨레>가 보고 내용을 거듭 확인하며 ‘거짓보고’일 가능성을 물었지만, “(나는) 그런 보고(자체)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다가 기사가 나가자 ‘거짓보고’를 했다고 돌연 해명을 바꾼 것이다.
지난 4월 이재용 부회장 재판 때도 삼성은 비슷한 태도를 보였다. 당시 특검은 2015년 7월 박의명 삼성증권 고문이 장충기 전 사장에게 보낸 문자를 공개했다. ‘감사원 사회복지 감사국장을 만났는데 청와대로부터 전염성 관리실태 감사 요구가 있어서 착수 전에 미리 얘기해달라고 했다’는 내용이었다. 삼성 쪽 변호인은 “삼성이 청탁한 것처럼 오해하지만, 메르스 관련해 자기가 상당히 역할을 한 것처럼 계속 보낸 것”이라고 책임을 떠넘긴 바 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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