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마친 뒤 단상을 내려가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법무부가 26일 고위간부 승진·전보 등을 논의하기 위해 검찰인사위원회를 개최하면서, 이르면 27일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 인사가 단행될 예정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첫 정식 인사인 만큼 파격적인 ‘인사 태풍’이 몰아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고검장·검사장급 자리 중에 공석은 총 12자리다. 고검장급 8자리 중에서 서울·부산·대구·광주고검장과 법무연수원장 등 총 5자리가 비어 있다. 나머지 3자리는 봉욱(사법연수원 19기) 대검 차장과 이금로(20기) 법무부 차관, 김강욱(19기) 대전고검장 등이 각각 맡고 있다.
이번 고검장급 인사는 19~20기 위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9기 중에선 공상훈 서울서부지검장, 조은석 사법연수원 부원장, 황철규 부산지검장, 조희진 의정부지검장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현 정부의 인사 기조로 보면, 여성인 조 검사장이 ‘여성 1호 검사장’에 이어 ‘1호 고검장’에 오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검찰 일부에선 ‘1994년 출산 등으로 10개월 휴직한 적이 있어 경력상으로 20기 대우’라며 고검장 직행 가능성을 낮게 보기도 하지만, 별다른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검사장 승진 대상자인 22기 여성 검사 3명의 인사 결과도 주목된다. 김진숙 서울고검 검사, 박계현 춘천지검 차장검사, 이영주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 가운데 최소한 1명 이상의 검사장 승진자가 나올 것이란 관측이 많다.
‘우병우 사단’ 등 정치적 입김 등으로 잘못된 수사를 주도해온 이들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묻게 될지도 관심사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5일 “정치에 줄대기를 통해 혜택을 누려온 일부 정치검찰의 모습이 있다면 통렬히 반성하고 확실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인적 쇄신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바 있다. 검찰 안팎에선 서울중앙지검 등 핵심 포스트에서 정치적 사건에 관여한 소위 ‘잘나가는 엘리트 검사’들의 교체 폭이 사실상 이번 인사의 최대 관전 포인트라고 보고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서울중앙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찰청 차장 등 핵심 요직 인사는 거의 끝난 상태”라며 “그동안 검찰 내부에서 ‘동기 중 선두’라거나 이른바 ‘공안통, 특수통, 기획통’ 등으로 꼽히는 검사들의 보직 이동을 보면 이번 인사가 기존의 인사대로 갔는지 아니면 파격 인사를 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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