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역 9번 출구 앞 대여소에서 서울시 공공자전거관리소 분배팀 소속 김성훈(27)씨가 따릉이를 트럭에 옮겨싣고 있다.
지난달 27일 저녁 5시45분. 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관리하는 공공자전거관리소 분배팀 직원들의 손길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2015년 시작된 따릉이는 서울시의 자전거 무인대여 시스템으로, 일정 금액을 내고 대여소에서 빌린 뒤 아무 대여소에나 반납할 수 있다. 지난 5월 기준 서울 전역에 자전거 대여소 551곳, 자전거 1만3288대로 운영 중이다. 김성훈(27)씨가 속한 분배팀 상암2팀은 마포구 상암동 지하철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일대의 대여소를 맡고 있다. 김씨가 제일 먼저 향한 곳은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 9번 출구 앞 대여소였다. 퇴근 시간엔 직장 근처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린 뒤 이곳에 반납하고 지하철 귀가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늘 자전거가 넘치는 곳이다. 아직 시간이 일러 자전거 7대만 놓여 있었다. 3대만 남기고 모두 트럭에 실었다.
태블릿피시를 켜자 주변 대여소의 거치율이 스크린에 표시됐다. “여기 붉은색으로 표시된 곳이 보이죠? 거치율이 낮다는 뜻이에요.” 1.5㎞ 남짓 떨어진 디지털미디어시티 산학협력연구센터 앞 대여소의 거치율이 25%(거치소 20개 중 따릉이 5대 거치)였다. 이곳으로 이동해 싣고 온 자전거 4대를 거치대에 채워 넣었다. 연구센터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퇴근할 때 빌려 탈 자전거들이다.
27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역 9번 출구 앞 거치소에서 서울시 공공자전거관리소 분배팀 직원들이 태블릿피시를 활용해 각 대여소의 거치율을 살펴보고 있다. 확인 결과 붉은 곳으로 표시된 디지털미디어시티 산학협력연구센터 앞 대여소의 거치율이 25%로, 거치가 가장 필요한 대여소로 나타났다.
여름이 오자 따릉이 이용량이 늘면서 따릉이 분배 작업을 도맡는 ‘우렁각시’들의 손길도 바빠지고 있다. 마포구는 서울시에 따릉이가 설치된 22개 구 가운데 따릉이 이용률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다. 대여소 숫자도 76개로 가장 많다. 공공자전거 특성상 ‘이곳’에서 빌려 ‘저곳’에 반납하는 이들이 많아 특정 대여소에 자전거가 넘치거나 부족할 수 있다. 특히 출퇴근 시간에 이런 경향이 강하다. 상암2팀 구역의 경우, 출근 시간엔 지하철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서 내린 직장인들이 역 근처에서 따릉이를 빌려, 인근 방송국이나 누리꿈 스퀘어 일대 대여소에 반납하곤 한다. 퇴근 시간엔 정반대다. 김씨는 “퇴근 시간보다 출근 시간대에 이용자가 더 많다. 출근 시간엔 따릉이 분배트럭을 3대 운영한다”고 말했다.
따릉이 이용률이 크게 늘면서 ‘우렁각시’인 분배팀의 업무도 막중해졌다.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모든 대여소 거치율을 70% 수준으로 관리하는 게 이들의 임무다. 서울시설공단이 지난 5월 공개한 ‘서울시 공공자전거운영현황’을 보면, 2016년 1월부터 12월까지의 일평균 이용 건수는 4403건이었는데 2017년 1~5월 일평균 이용 건수는 7477건이었다. 공공자전거관리소의 함석원 소장은 “따릉이 이용이 많은 사대문 안 지역은 야간 직원이 따로 배치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올해 하반기 따릉이를 2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황금비 기자, 최소연 교육연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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