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조정실, 작성자 얘기 듣고 “합병문건 문제없다” 발표
공조직이 소속 공무원의 파견 시절 일까지 설명 이례적
국조실 “사실관계 오해로 조직 신뢰 훼손 우려” 해명
공조직이 소속 공무원의 파견 시절 일까지 설명 이례적
국조실 “사실관계 오해로 조직 신뢰 훼손 우려” 해명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실에서 작성된 ‘삼성 합병’ 문건과 관련해 현 정부 국무조정실이 직접 나서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공식 자료를 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무조정실은 1일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실에서 2015년 6월 말께 만든 ‘삼성물산 합병안에 대한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방향’ 보고서 작성자가 소속 공무원인 김아무개 과장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공식 보도자료를 냈다. ‘(당시 정책조정수석실에 파견 갔던) 김 과장이 작성한 보고서가 여론 동향을 1페이지로 정리한 일상적 보고서일 뿐 한쪽 입장을 지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게 요지였다.
그러나 국무조정실이 문제가 없다고 밝힌 이 문건에 대해 청와대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검찰에 사본을 넘긴 상황이었다. 더구나 이미 원본이 대통령기록물로 이관된 이 문건에 대해 국무조정실은 검찰에 확인을 요청하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무조정실이 문건 내용을 제대로 검증하기나 한 것인지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국무조정실의 이런 대응이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홍 실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실 기획비서관을 지냈다. 문건 작성 당시 김 과장의 직속상관이 바로 홍 실장이었다. 김 과장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도 “이 문건을 당시 기획비서관에게는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김 과장이 국무조정실 근무 중이라 사실관계 오해로 인해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고 판단해 국무조정실 명의로 (보도자료를) 냈다”면서 “홍 실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국무조정실이) 보도자료 내기 전에 (사전 조율은) 안 됐다”고 했다. 서영지 노지원 정유경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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