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낮 서울 종로구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총학생회 대표단, 참여연대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 입학금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립 군산대학교가 대학 입학금을 폐지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다른 대학의 총학생회에서도 입학금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고려대·홍익대를 비롯한 8개의 총학생회와 참여연대, 청년단체 ‘청년하다’ 등은 3일 낮 서울 종로구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마다 입학금이 모두 다르고, 어떻게 정해지고, 어디에 쓰이는지도 모른다”며 “군산대의 입학금 폐지를 계기로 다른 대학도 입학금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군산대는 지난달 31일 “학부모의 학비 부담을 덜기 위해 2018학년도부터 입학금을 전면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양대학교 이경은 총학생회장은 “학교에 ‘입학금’을 어디에 쓰냐고 물으니 학교는 버젓이 입학 경비 이외에 교육환경 개선 비용, 장학금 등으로 사용한다고 말했는데, 결국 신입생들에게 등록금 100만원을 더 걷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참여연대가 공개한 ‘입학금 높은 대학’ 순위를 보면, 1위는 동국대학교로 102만4000원에 달했다. 2위는 한국외국어대학교(99만8000원), 3위는 고려대(99만6000원)가 차지했다. 반면 한국교원대학교의 경우 입학금이 없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심현덕 간사는 “대학 입학금은 학교별로 천차만별인데, 이에 대한 산정 기준은 명확히 밝혀진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입학금 반환 소송인단’을 꾸린 고려대, 홍익대, 경희대, 한양대학교의 대표들이 참석했다. 15개 대학 소속 학생 1만여명은 지난해 10월 대학이 신입생들에게 부당하게 청구한 입학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각 학교의 법인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참가자들은 정부가 입학금 폐지 정책을 시행하는 구체적인 시기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통해 입학금의 단계적 폐지를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시점은 밝히지 않은 상태다. 경희대학교 권예하 총학생회장은 “문재인 정부가 실질적으로 대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이 완화될 수 있도록 새로운 정책을 펴고, 정책에 필요한 예산을 배정해달라”고 호소했다.
황금비 기자, 최소연 교육연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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