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특검 “조직적 허위진술”…‘횡령·재산도피’ 법정형 그대로 적용

등록 2017-08-07 23:10수정 2017-08-08 08:16

박영수 특검, 최후변론 직접 나서
“정경유착 범죄로 헌법가치 훼손
총수 승인없이 지원, 궁색한 변명”
법조계 “혐의로 보면 센 구형 아냐”

이재용 “부덕의 소치” 울먹인 호소
“국민연금에 손해? 오해” 결백 주장
변호인 “없던 호랑이도 만들판” 맞서
최지성·장충기, 이 부회장 비호 급급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손에 든 초록 노트는 이 부회장이 구치소에서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 노트에 자필로 적은 최후진술 내용을 법정에서 읽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날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손에 든 초록 노트는 이 부회장이 구치소에서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 노트에 자필로 적은 최후진술 내용을 법정에서 읽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날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공동취재사진

160일 동안 진행됐던 ‘삼성 뇌물’ 1심 재판의 창과 방패가 7일 마지막 격전을 치렀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이재용 피고인을 위해 (본인과 삼성 임원들이) 조직적으로 허위진술을 하고 있다”며 엄정한 처벌을, 이 부회장의 변호인 송우철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는 “특검이 ‘세 사람이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는 삼인성호의 우를 범했다”며 무죄 선고를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이날 오후 열린 이 부회장 등의 결심공판에는 박영수 특별검사가 직접 나서 최후변론을 했다. 박 특검은 삼성 뇌물 사건을 “전형적인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범죄로 국민주권의 원칙과 경제민주화라는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박 특검은 “피고인들은 최지성의 책임하에 자금지원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재용은 알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총수의 전위조직인 미래전략실 실장이 총수의 승인 없이 독단적으로 자금지원을 했다는 것은 경험칙이나 상식에 반하는 궁색한 변명”이라고 지적했다.

특검이 뇌물공여죄의 법정형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인데도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한 것은 이 부회장의 다른 혐의에 대한 양형기준이 적용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 부회장 혐의 중 형량이 가장 높은 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가법)의 재산국외도피(79억원)인데, 법정형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다. 또 뇌물로 건너간 게 모두 회삿돈인데, 특경가법상 횡령액이 50억원 이상이면 법정형이 징역 5년 이상이다. 피고인의 반성 정도를 고려해 법정형보다 낮게 구형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부회장은 혐의를 부인하고 반성의 태도가 없어 감경 사유가 없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법조계 한 인사도 “재벌 총수에게 10년 이상을 구형한 게 이례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적용된 혐의에 비춰보면 센 구형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 쪽 송우철 변호사는 특검이 근거도 없이 이 부회장 등을 기소했다는 점을 막판까지 거듭 강조했다. 송 변호사는 “특검은 이 사건의 출발점인 승계작업이 존재한다는 아무런 증거도 제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은 출범 당시부터 삼성이 국정농단의 기회를 이용해 이익을 취했다는 시각을 갖고 수사에 임했다”며 “국정농단 특검이 아니라 삼성 특검이라고 불릴 정도로 삼성 전반에 걸쳐 강도 높은 수사를 했지만 의혹 중 사실로 확인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피고인들의 최후진술도 기존 재판 전략과 같은 패턴으로 진행됐다. 이 부회장은 억울함과 “부덕의 소치”를 호소한 반면, 최 전 부회장, 장 전 사장 등 다른 피고인들은 ‘내 탓’이라며 이 부회장을 보호했다. 이 부회장은 “제가 경영을 맡게 되면 법과 정도를 지키고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고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기업인이 되어보자는 다짐을 하곤 했지만, 뜻을 펴보기도 전에 법정에 먼저 서니 만감이 교차하고 착잡하다”고 울먹이며 소회를 밝혔다. 그는 “사익이나 개인을 위해 대통령에게 부탁한 적이 결코 없다”, “우리 국민들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쳤다는 것은 너무나 심한 오해”라며 결백을 주장했다.

반면 최 전 부회장은 최후진술에서 혐의를 부인하면서도 “만약 삼성에 책임을 묻는다면 늙어 판단력이 흐려진 저에게 책임을 물어주시고, 다른 피고인들은 제 판단을 믿고 따랐다는 점을 참작해주시길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장 전 사장도 “제 책임을 다하지 못해 회사에 큰 누를 끼치게 됐다”고 했다. 김민경 현소은 기자 salma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