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철 변호사 폭로한 삼성 인맥 관리
장충기 사장 때도 이어진 정황
대학총장·교수·언론인 등에게서
“잘 받았습니다…” 문자 즐비
장충기 사장 때도 이어진 정황
대학총장·교수·언론인 등에게서
“잘 받았습니다…” 문자 즐비
검찰과 특검 등이 확인한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의 문자메시지에는 ‘공연티켓’과 더불어 ‘와인’도 자주 등장한다. 삼성 출신의 김용철 변호사가 2007년 폭로했던 삼성의 ‘감동서비스’가 최근까지 장 전 사장을 통해 이어졌던 정황으로 볼 수 있다.
장 전 사장이 공연티켓을 선물한 대상은 현직 의원뿐 아니라 대학 총장, 교수, 언론인 등으로 다양했다. 오케스트라 티켓 등을 선물받은 이들은 대부분 ‘세심한 배려에 감사한다’, ‘수준 높은 공연 관람할 기회를 줘서 고맙다’ 등의 문자를 장 전 사장에게 보냈다. 8일 <한겨레>가 확인한 내용 중에는 “○○대 ○○○총장입니다. 늘 삼성의 성원과 배려에 감사합니다. 보내주신 연주회 티켓은 잘 활용하겠습니다”, “보내주신 음악회 티켓 잘 받았습니다. 세심한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대 ○○○교수” 등 비슷한 내용의 문자가 등장했다.
장 전 사장은 중요 모임에 참석하거나, 사정이 있어 참석하지 못할 때도 와인은 꼭 보냈다. 언론인, 기업 간부 등에게는 와인과 함께 꽃바구니도 보냈다. 한 고위 기업인은 “사장님께서 보내준 축하 꽃바구니와 와인을 잘 받았습니다. 집사람이 아주 감격했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장 전 사장에게 보내기도 했다.
장 전 사장의 이런 ‘감동 로비’는 2007년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를 떠올리게 한다. 김 변호사는 <삼성을 생각한다>라는 책에서 “이건희 전 회장은 영향력 있는 공무원에게 뇌물 주는 일을 ‘섭외’라 불렀는데 결혼기념일, 아이들 생일 등을 꼼꼼히 챙기고 꽃과 와인을 보내는 등 로비 대상에게 ‘감동서비스’를 하도록 직접 지시했다”고 말했다. 장 전 사장은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기획담당 부사장을 맡고 있던 2008년 삼성그룹 비자금 조성 및 로비 의혹과 관련된 특검 조사에서 떡값 심부름을 한 사람으로 김 변호사의 지목을 받아 소환조사를 받기도 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