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세상을 떠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하상숙 할머니의 발인식이 30일 오전 서울 강동구 강동경희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하상숙(89)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지 이틀 만인 30일 또 한 명의 위안부 피해자 이아무개 할머니가 별세했다. 향년 94.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지방에 거주하던 이 할머니가 이날 오후 3시께 병원에서 노환으로 운명했다고 밝혔다. 1924년 함경북도 청진에서 태어난 이 할머니는 고모집에 입양돼 경북에서 자랐다. 할머니는 마을 빨래터에 있다가 일본군에 끌려가 대만 위안소에서 고초를 겪었다. 정확한 시기는 본인도 모른다고 한다. 해방 후 국내로 돌아와 식당일, 농사일 등을 거들며 생계를 이어오던 이 할머니는 2001년 7월 정부에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로 등록했다.
시민모임은 유족 뜻에 따라 할머니 신상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이 할머니는 생전에도 공개 활동에 나서지 않은 채 조용히 지내며 이름 등을 밝히기를 꺼렸다고 한다. 이 할머니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39명 중 생존자는 35명으로 줄었다.
황금비 기자 wuth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