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에서 남의 신분증 제시한 여고생, 경찰 조사 도중 3층서 투신…경찰 강압수사 논란

생명엔 지장 없어…경찰 “강업조사 없었다”
학부모 “경찰이 겁줬다. 조사 강압적” 주장

경찰 지구대에서 조사를 받던 여고생이 조사 도중 3층에서 뛰어내리다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강압수사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학부모 쪽은 “미성년자를 겁줘서 생긴 일로 명백한 강압수사”라고 반발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달 26일 오전 3시께 고등학교 3학년 ㄱ(18)양이 한 지구대에서 조사를 받던 중 3층 화장실 창문을 통해 뛰어내려 건물 외벽에 설치돼 있던 에어컨 실외기에 부딪혀 척추 등에 다발성 골절상을 입었다고 8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ㄱ양은 송파지역 한 술집으로 갔다. 술집 주인이 신분증을 확인하자 ㄱ양은 다른 사람의 운전면허증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술집 주인이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을 공문서부정행사 등의 혐의로 ㄱ양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조사를 받으려고 지구대로 온 ㄱ양은 지구대 2층에서 신분 확인 절차를 밟던 중 3층에 있는 화장실로 향했다. 그 뒤 문을 걸어 잠그고 화장실 창문에 작은 틈으로 뛰어내렸다. 지구대 관계자는 “강압적인 조사는 없었다”며 “뛰어내린 이유는 (ㄱ양이)입원 중이라 조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ㄱ양 어머니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딸이 부모가 오면 함께 조사받겠다고 했지만 경찰 막무가내로 데려가 조사를 했고, 조사하면서 지구대 경찰관이 ‘경찰서로 넘기겠다’고 하자 겁을 먹어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김양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