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고 김광석씨의 아내 서해순씨가 딸 서연양이 2007년 사망한 사실을 10년간 알리지 않은 데에 대해 “경황이 없었다. (평소) 시댁에서 서연이에 대한 안부도 묻지 않았다. 알리지 않고 싶었다”고 25일 입장을 밝혔다.
이날 제이티비시(JTBC)에 출연한 서씨는 “(서연이가)자다가 갑자기 물을 달라고 하면서 쓰러져서 병원에 데리고 갔고, 사망이라고 해서 놀랐다. 상황이 그래서 나도 (친정) 엄마를 부르고 해야 하는데, (친정) 아버지가 (같은 해) 4월에 돌아가시면서 형제들과 사이도 안 좋고 (시댁과는) 소송이 안 끝나서 (부르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적으로도 힘들 때였다. 애가 죽었다는 걸 알리는 게 겁도 났고 기회가 되면 알리려고 했는데, 같은 장애 아이 엄마들한테 전화해서 뭐하겠느냐. 방학 때였는데 다음다음 날이 크리스마스였다. 조용히 보내는 거로 하고 장례식을 치렀다”며 “나는 경황도 없고 (사망 신고를)하고 싶지도 않아서 그런 건데 그게 마치 큰 잘못을 한 것처럼 말하니까 (당황스럽다)”고 세간의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날 서씨는 1996년 사망한 남편 김광석씨 타살 의혹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김광석의 죽음을 50분 후에 알린 것에 대해 “저도 다시 (경찰) 조사서를 봤더니 그때 서연 아빠가 누군가를 만나고 와서 거실에서 맥주를 먹고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나는 잤는데 중간에 방에서 나오니까 (남편이) 옥상 올라가는 층계에 기대 있더라. ‘들어가 자지 왜 여기서 자?’ 이랬는데 힘이 없더라. 술을 많이 마셨나 보더라. 줄이 내려와 있었다. 살아있는 줄 알고 응급조치도 했다”고 돌이켰다.
또 자신이 남편이 사망한 날에 언론에 “술 먹고 장난쳤다”는 말을 한 것과 관련해 “정신이 없어서 이게 ‘너무 장난처럼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이 와전된 것이다. 지금이라면 기자 대응법을 알았겠지만 그때는 갑자기 난리가 나서 경찰에 불려 다니느라 상갓집에 있지도 못했다”고 해명했다.
서씨는 시댁과의 소송과정에서의 서운한 감정도 드러냈다. 그는 “(시댁이)로열티 부분을 12년 동안 다 가져갔다. 황당한 금액이다. 신나라 레코드랑 계약한 것은 그쪽에서 다 가져갔다. 서연이만 빼고”라고 말했다.
최근 김광석씨 사망 관련 의혹을 다룬 영화 <김광석>이 개봉되면서 핵심 당사자인 서씨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영화감독인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는 과거 경찰 조사를 통해 자살로 결론 났던 김광석씨 죽음이 타살이라고 주장하며 그 배후에 부인 서씨가 있음을 암시했다. 또 이 기자는 지난 21일 서울중앙지검에 서연양 사망 사건 재수사를 요구하는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후 검찰은 서씨를 출국 금지하고 사건을 경찰로 송치, 현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이 사건을 수사 중이다.
김양진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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