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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과로로 목숨 끊은 교사 유족에 강원교육청 “가정불화 있었냐”

등록 2017-10-01 17:22수정 2017-10-01 21:13

지난달 8일 ‘업무부담’ ㄱ공고 도제부장 자살
감사 대상인 교장, 국회 요청 자료 제출 관여
숨진 교사 출장 일수 등 축소 지시 의혹
유족 “결론 정해 놓고 감사하는 건지 의심”
지난달 8일 숨진 강원 지역 ㄱ공고 정아무개 교사가 자신의 카카오톡에 남긴 메시지. 유족들은 정씨가 자살한 것은 이 학교 교장이 과도하게 업무를 시켰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 제공
지난달 8일 숨진 강원 지역 ㄱ공고 정아무개 교사가 자신의 카카오톡에 남긴 메시지. 유족들은 정씨가 자살한 것은 이 학교 교장이 과도하게 업무를 시켰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 제공
지난달 8일 업무부담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정아무개(40) 교사가 속한 강원 지역 ㄱ공고 ㄴ교장 등에 대한 감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강원도 교육청의 매끄럽지 못한 감사 태도가 논란이다.

1일 유족 및 도 교육청 말을 종합해 보면 도 교육청 감사관실 조사관들은 최근 숨진 정씨 아내 이아무개씨를 만나 수차례에 걸쳐 “가정불화가 있었느냐”, “사망하고 6일밖에 안 됐는데 어떻게 이런 증빙 자료를 준비할 수 있었느냐”는 등의 질문을 던졌다. 이씨는 남편이 숨지고 엿새 뒤인 지난 14일 교육부와 도 교육청에 “남편이 도제부장을 맡아 업무부담이 크다고 평소 토로해 왔다. ㄴ교장 때문에 자살 것으로 보인다”며 출장기록 등 관련 자료와 함께 감사를 요청했다. 이씨는 “감사를 한다고 해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물어보는 내용이 ㄴ교장 쪽 주장을 그대로 반영한 내용이 많아 ‘결론을 정해 놓고 감사를 하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도 교육청은 또 ㄴ교장에 대해 별도 인사 조처는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다음 달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정씨 사건과 관련해 의원들이 요청한 자료를 이 사건 핵심 당사자인 ㄴ교장이 직접 제출하는 ‘어색한’ 상황이 연출됐다.

ㄱ공고가 도 교육청에 지난달 28일 제출한 자료를 보면 한 의원실에서 정씨의 지난 학기 출장일수와 도제 업무 관련 보충교사(시간 강사 및 기간제교사) 채용 현황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이에 ㄱ공고는 정씨의 출장일수는 33일로 기간제교사도 1명을 채용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출장일수 47일, 보충교사 0명’이라는 유족 쪽이 주장과는 배치된다.

이씨는 “학교에 관련 문의했더니, ‘독일 도제학교 현지 출장과 3학년 학생 취업 상담 출장 등은 빼라고 교장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또 기간제 교사 채용도 남편이 죽은 뒤 한 것인데 (ㄱ공고가) 허위로 기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원 지역 교육계 한 관계자는 “교장이면 지역 유지들과 가깝기 때문에 아무래도 교장 쪽 주장에 비중을 둘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런 사안이라면 교육부가 나서는 것이 나중에 뒷말이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도 교육청 관계자는 “관심을 갖고 보고 있다. 사안을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8일 ㄱ공고 도제부장 정씨는 자신의 카카오톡에 “편해지고 싶다. 전국에 도제사업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정부의 실적을 위해 학교에서 왜 이 사업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은 “과도한 기업유치 경쟁에 내몰렸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ㄴ교장은 “부당한 업무 지시는 전혀 없었다”곡 반박했다.

도제수업은 독일, 스위스의 도제식 현장교육을 우리나라에 접목시킨 제도로 학생이 고교 1~2학년 때부터 기업에 채용돼 기업에서 실습교육을 받고, 학교에서는 기초 교육만 받는 시스템을 말한다. 교사들은 학생을 받아줄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 지난해 전국 60개, 올해 198개 학교로 늘어났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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