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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교과서 한자 표기, 실익 없다는 연구 결과 나와

등록 2017-10-08 16:50수정 2017-10-08 20:32

초등학교 5학년생 대상 한자 주석에 따른 이해도 분석
한자·훈·음 표기 조건과 훈·음 표기 조건에서 비슷하게 나타나
한자만 표기한 조건에서는 오히려 낮아지기도
한자어 이해를 돕기 위해 초등학교 교과서에 주석 형태로 한자를 표기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언어와 사고 실험실’의 고성룡 교수 연구진은 초등학교 5학년생 39명을 대상으로 교과서의 한자 표기가 한자어 이해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한 결과, 한자를 표기한 조건과 한자를 표기하지 않은 조건 사이에서 이해도의 유의미한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8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교육부는 2019년부터 초등학교 5·6학년 교과서에 등장하는 일부 한자어에 대해 교과서 밑단이나 옆단에 주석 형태로 훈·음과 함께 한자를 병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연구진은 학생들을 한자능력시험 6급 이상(20명), 7급 이하(19명) 등 두 집단으로 나누어 한글 문장을 읽게 했다. 문장을 읽기 전에 문장 속에 들어 있는 특정 한자어, 예를 들어 ‘균등’에 대한 주석을 먼저 읽게 했다. 주석은 ①한자 및 훈·음을 모두 표기(均 고를 균, 等 무리 등) ②한자 없이 훈·음만 표기(고를 균, 무리 등) ③한자만 표기(均等) 등 세 가지 형태였다. 각 형태의 주석을 읽은 뒤 ‘균등’이 포함된 한글 문장을 읽을 때 안구 운동을 추적해 문장의 이해도를 분석했다. 완성된 문장을 빠르게 읽을수록 동공의 고정 시간이 짧아지고, 이는 곧 문장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전제했다.

연구진이 한 학생당 90개의 문장을 보여주며 실험을 진행한 결과, 전반적인 안구 고정 시간은 주석에 한자 및 훈·음들을 모두 적은 조건(①번)에서 0.235초, 훈·음만 적은 조건(②번)에서 0.239초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두 조건에서 고정 시간이 비슷하게 나타난 것으로 보아, 한자의 표기 여부는 문장의 이해도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훈·음 없이 한자만 적은 조건(③번)에서는 고정 시간이 0.260초로 나머지 두 조건에 견줘 유의미하게 길었다. 연구진은 “한자어 이해를 돕겠다는 교육부의 방침은 실익이 없고 한자 사교육 조장 등 부작용을 부를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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