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30일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케이(K)스포츠재단이 법인인감도장, 법인카드 등을 몰래 빼돌린 정동춘(56) 전 이사장을 횡령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런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13일 밝혔다. 재단은 고소장을 통해 “정 전 이사장이 이사장 임기가 만료된 지난 1월12일 오후 9시께 재단 이사장실 금고에 보관 중이던 법인인감도장, 법인인감카드, 법인카드, 법인차량키 등을 몰래 반출하고 현재까지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며 “나흘 뒤 재단법인의 은행계좌를 조회하던 중 조회가 되지 않아 은행에 확인하자, 정 전 이사장이 재단 기존 금융계좌를 모두 해지하고 신설계좌를 개설해 비밀번호를 모두 변경한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정 전 이사장이 지난 6월1일에 은행에서 재단 자금을 무단으로 인출하려고 시도하기도 했다”며 “이로 인해 재단은 자금을 집행할 수 없어 사무실 임차료가 장기 연체되는 등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단 쪽 관계자는 “그간 공식적인 법인 대표가 없어 소송을 제기하지 못했지만, 최근 법원이 김필승 상임이사를 임시이사장으로 선임해 정 전 이사장을 고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법원은 ‘정 전 이사장이 법인 인감도장 등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 달라’는 재단이 낸 가처분 신청을 각하했다. 당시 김필승 이사에게 이사장 직무대행 자격이 없어 신청 자체가 부적합하다는 취지였다.
이에 대해 정 전 이사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정당한 해임 사유 없이 불법 이사회를 열어 나를 해임해 소송을 제기해 법원이 재판을 진행 중이다. 아직 결론도 나지 않았다. 말 그대로 ‘임시’일 뿐인 임시이사장은 이런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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