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블랙리스트’ 항소심 첫 재판…국정농단 2심 돌입

이번 주 김기춘·조윤선 항소심 시작
이재용·문형표·이영선 재판도 열려
‘박근혜·공범·우병우’ 1심 진행중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5월22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 출석을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구치감으로 향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e-mail]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1심 선고 82일 만에 항소심 법정에 선다. 지난 1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항소심 첫 재판에 이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항소심 첫 재판이 시작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사건 등을 제외한 주요 국정농단 재판의 2심이 본궤도에 올랐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조영철)는 17일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으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김 전 실장 등의 첫 항소심 재판을 연다. 이날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김 전 실장, 조 전 장관 등 7명이 모두 법정에 나온다. 조 전 장관은 7월27일 1심에서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는 무죄, 국회 위증 혐의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석방됐다. 항소이유서 ‘지각 제출’로 항소가 기각될 뻔했던 김 전 실장은 9월26일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부의 직권 조사 결정으로 1심 때처럼 무죄를 다툴 수 있게 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조 전 장관의 블랙리스트 개입 혐의 등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혐의 입증에 주력할 전망이다.

또 이번 주에는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의 2심 재판이 17일, 이 부회장 등과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의 2심 재판이 19일 열린다. 삼성 뇌물 혐의 사건의 재판부는 오후 6시 종료를 원칙으로 핵심 증인만 부르겠다며 신속 심리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최순실씨와 이화여대 최경희 전 총장·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등 ‘정유라씨 이화여대 입학·학사 비리’ 사건 관련자들의 2심은 11월14일 선고된다.

항소심이 이미 끝난 이임순 순천향대병원 교수의 국회 위증 혐의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도 주목된다. 이 교수는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고, 2심에서는 공소기각됐다.

국정농단 사건 중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에는 현재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범들, 뒤늦게 기소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의 사건만 남아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의 추가 구속영장 발부로 박 전 대통령의 1심 구속 기간은 최대 2018년 4월16일까지 늘어났다. 박 전 대통령과 ‘공범 관계’여서 선고가 미뤄졌던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과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선고는 박 전 대통령 선고에 앞서 이들의 구속 기간이 끝나는 11월 중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민경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