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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동서고금 ‘실언’ 1천여건 모으고 1천명에게 물었더니

등록 2017-10-18 19:21수정 2017-10-19 10:44

‘결정적 말실수’ 펴낸 박진영 대표
아나운서 출신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치유엔 상처보다 더 큰 반창고 필요”
박진영 공감커뮤니케이션연구소 대표
박진영 공감커뮤니케이션연구소 대표
“사람은 왜 자꾸 뻔한 말실수를 계속 할까?”

동서고금의 실언들을 정리한 책 <결정적 말실수>의 저자 박진영(공감커뮤니케이션연구소 대표)씨는 15일 집필의 동기를 이렇게 말했다. 평소 말을 잘하는 법에 관심이 있던 박씨는 3년 전 왜 사람들은 아닌 줄 알면서도 자꾸만 말실수를 되풀이하는지 의문을 품었다.

박씨는 3년 동안 문헌조사를 벌여 공자부터 현재까지 행해진 실언 1000여건을 수집했다. 1000여명을 면접조사해 ‘가장 아팠던 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300여건을 추려 실언의 사례와 이후 상황의 변화를 책에 실었다.

국외 사례로는 지난 4월 이마무라 마사히로 일본 부흥상이 동일본 대지진을 두고 “동북지역이라 다행이었다. 수도권(도쿄)에 가까웠다면 심대한 피해가 났을 것”이라고 했다가 물러난 상황을 소개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2013년 캘리포니아주 카말라 해리스 검찰총장을 지목해 “역사를 통틀어 미국에서 가장 예쁜 검찰총장”이라고 했다가 곤욕을 치러야 했다. 또 2005년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뜬금없이 핀란드 음식을 맛없다고 했다가 핀란드 국제올림픽위원의 분노를 사는 바람에 올림픽 파리 유치에 실패하고 말았다.

국내 사례는 정치인과 연예인의 말실수가 다수 등장했다. 지난해 12월 이재명 성남시장은 자신의 석사 논문 표절 시비가 일자 “이름도 잘 모르는 대학의 석사 학위”라고 했다가 난처한 처지에 몰렸다. 2016년 5월 서울 구의역 안전문 사고 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조금만 더 여유가 있었더라면 덜 위험한 일을 택했을지도 모릅니다”라고 했다가 눈총을 샀다. 같은해 방송인 이휘재씨는 점퍼를 입은 배우한테 “촬영하다 오셨느냐. 배우 맞느냐”고 했다가 질타를 받았다. 진형구 대검 공안부장의 “검찰이 노조 파업을 부추겼다”,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민중은 개돼지”라는 발언도 빼놓을 수 없는 취중 실언으로 담았다.

박씨는 “사람들이 부지불식간에 서로 상처를 많이 주고 있다고 느꼈다. 특히 흥분하거나 분노했을 때 말실수가 많았다. 실언은 상처를 남기고, 그 상처로 등돌리고 멀어지고 분쟁과 전쟁이 시작됐다. 이 책이 ‘말폭탄’이 난무하는 시대에 반면교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15년 동안 방송사 아나운서로 일하다 독립해 공감커뮤니케이션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다. 전남대 객원교수와 광주 시민자유대학 강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앞으로 실언의 반대인 ‘삶을 바꾼 말’과 비언어적 전달 수단인 ‘인간의 표정’을 연구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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