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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광해공단, 관리·감독부처 산업부 간부 자녀도 특채했다

등록 2017-10-20 05:01수정 2017-10-20 09:54

권성동 비서관 특채 논란 이어…
2010년 산업부 석탄과장 딸 등
’계약직 특채→정규직 전환’ 드러나
전 석탄공사 사장·노조 간부 자녀도

산업부 사무관 퇴직뒤 경력입사에
서기관들 경영본부장 독식 논란도
2010년 1월 강원랜드 1대주주인 한국광해관리공단에 임원 비서 1명이 계약직으로 특채됐다.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채용이었다. 이 직원은 1년여 뒤인 2011년 4월 계약직 정규직화 명목으로 시행된 내부 시험을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계약직원 12명 중 5명이 이 과정을 거쳐 정규직이 됐다. 평균 연봉 7000만원이 넘는 공공기관으로 수십,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입사 가능한 공단에 이 직원은 ‘계약직 특채→정규직 전환’이라는 방법으로 쉽게 입사했다. 공단은 폐광지역 지원과 환경 치유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공공기관으로 현재 240여명이 일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이 직원의 아버지는 당시 공단을 관리·감독하는 부처인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의 석탄광물자원과장 김아무개씨였다. 김씨는 2009년 7월부터 해당 과장을 맡았고, 이때부터 공단의 당연직 이사를 비상근으로 맡아 2년 가까이 활동했다. 공단의 주요 경영 사항을 논의하고 임원들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는 자리였다. 김씨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딸 취업을 청탁했느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 딸이 직접 어디선가 채용 소식을 듣고 지원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씨는 2011년 산자부를 퇴직한 뒤 한국계량측정협회로 옮겨 임원을 지냈다.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의 비서관이 특채돼 논란(<한겨레> 9월6일치 1면)이 된 광해관리공단에 산자부 간부급 직원의 자녀들도 특채돼 근무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대체로 절차가 간소한 계약직으로 특채됐다가 1~2년 안에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밟았다.

19일 <한겨레>가 이찬열 국민의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인사 관련 자료를 보면, 산업부 석탄과장 김씨의 딸 외에도, 산업부 서기관 정아무개씨의 딸이 공단 전신인 석탄산업합리화사업단에 2004년 계약직으로 특채 입사했다가 6개월 뒤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산업부 외에도 공단과 교류가 잦은 석탄공사의 사장인 권혁수씨 아들도 2006년 공단에 계약직으로 특채 입사했다가 6개월 만에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권씨는 석탄공사 사장 재직 시절인 2014년 조카를 공사에 부정 채용한 혐의로 최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강원랜드 감사위원을 지낸 그는 또 2012~13년 강원랜드 부정채용 청탁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다. 공단엔 전 석탄공사 노조위원장의 딸도 2002년 계약직으로 특채 입사했다가 20개월 뒤 정규직이 됐다.

산자부 직원이 직접 공단에 경력직 공채 형식으로 입사하기도 했다. 2011년엔 산자부 사무관 출신 최아무개씨가 경력 공채로 공단에 1급으로 입사했다. 업무 관련성이 큰 환경부의 사무관 출신인 이아무개씨도 2011년 경력 공채로 2급 입사했다. 공단의 등기 임원 중 1명인 경영전략본부장도 10여년 이상 산자부 서기관들이 독식해 왔다. 현 경영본부장인 이아무개씨도 산자부 서기관 출신이다.

한 석탄업계 관계자는 “석탄업계는 폐쇄성이 강해 연줄을 통한 입사가 많다. 관리·감독 부처인 산자부는 경영본부장을 낙하산으로 보낼 뿐만 아니라 직원 자녀까지 경력 공채 형식을 빌려 (산하 기관에) 입사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공단에는 2013년 7월 권성동 의원 비서관 출신인 김아무개씨가 비공개 특채 입사한 뒤 3년 만인 지난해 10월 정규직(대외협력팀 과장)으로 재입사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공단은 국회 경력 3년 이상을 자격 요건으로 내거는 등 사실상 김씨를 위한 맞춤형 공고를 냈고, 실제 지원자 수가 김씨를 포함해 2명에 그쳤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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