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낮 서울 중구 이화여고 역사동아리 학생들이 학생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2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앞에 있는 소녀상 앞에 모여 목도리, 모자 등을 둘러주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2일 낮,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앞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앞에 목도리와 장갑, 털모자를 손에 든 학생 9명이 모여들었다. 중구 이화여고 역사동아리 ‘주먹도끼’ 회원인 학생들이 2년 전 세운 소녀상의 ‘월동 준비’를 위해 점심시간을 쪼개 나온 것이다. 학생들은 소녀상의 목에 목도리를 둘러주고, 모자와 장갑을 씌워주며 소녀상의 겨울나기에 대비했다.
이날 소녀상 앞에 모인 ‘주먹도끼’ 동아리 학생들은 3일 ‘학생의 날’(학생독립운동기념일) 88주년을 맞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학생 나비선언’(이하 나비선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지난해부터 ‘작은 소녀상’ 건립에 참여한 전국 164개 학교와 2015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앞 소녀상 세우기에 동참했던 54개 학교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나비선언’에서 “1929년 일제에 맞서 싸운 광주학생운동의 뜻을 이어받아 세상에서 가장 아픈 역사,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며 “대한민국 정부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한일합의 무효를 선언해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주먹도끼’ 회원들은 이날 수업을 마치고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에 모금액 350만원과 함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세계 1억인 서명운동’의 일환으로 진행한 5000여명의 서명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모금액은 164개 학교 학생들이 교내에 ‘작은 소녀상’을 세우기 위해 모은 돈 가운데 소녀상 제작비 6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은 것이다. ‘주먹도끼’는 지난해부터 전국 학교 239곳에 ‘작은 소녀상’ 건립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239개의 소녀상은 현재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39명의 할머니를 뜻한다.
‘주먹도끼’ 회장 김로권(18)씨는 “작년만 하더라도 위안부 생존자 할머니 40분이 생존해 계셨는데, 어제 돌아가신 이상희 할머니를 포함해 올해만 6분이 세상을 떠나셨다”며 “할머니들이 돌아가실 때마다 위안부 문제 해결과 관련해 조급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런 때일수록 학생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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