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어혼란 오해…발전계획안 3월 공개"
로버트 러플린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총장이 밝힌 이른바 ‘카이스트 사립화 구상’ 논란은 일단 물밑으로 가라앉게 됐다.
러플린 총장은 1일 오전 과천 정부청사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나의 구상은 카이스트를 미국 매서추세츠공대(MIT)와 경쟁할 수 있는 세계 수준의 대학으로 만들자는 것이며 카이스트를 민간에 매각하자는 사립화 구상은 아니다”며 사립화 방안을 강하게 부정했다. 그는 “필요한 재정확충 문제를 현재 과학기술부와 만족스럽게 논의 중”이라며 “종합발전계획안은 3월 임시이사회에 제출돼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카이스트에 의대·법대 학부를 신설하는 방안은 논의되지 않고 있다”며 “대학원을 의대·법대로 가려는 학생들을 배려해 교과과정을 일부 바꾸자는 뜻에서 얘기된 것”이라며 ‘학부 중심 대학’ ‘종합대학화’ 방안도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해명했다.
러플린 총장은 “내가 작성한 비공개의 ‘카이스트 비전’ 문건을 봐도 사립화라는 말을 쓰지 않으려고 조심한 것을 알 것”이라며 “기자들의 물음에 답하는 과정에서 이런 용어의 혼란이 빚어진 것 같다”고 말해, ‘사립화’ 논란을 언론의 탓으로 돌렸다. ‘사립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집에 돌아가겠다’고 말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도 “전혀 옳지 않은 내용”이라며 “카이스트를 세계 수준의 대학으로 만들자면 재정확충이 필요하고 이 (재정)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나는 유권자의 돈(국민의 세금)을 받을 수 없다는 의무감에서 한 얘기였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이 외국인 총장의 언어 문제에서 비롯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탓인지 이날 간담회 통역은 특별히 전문 통역사가 맡기도 했다. 간담회는 지난 27일 과기부 최석식 차관이 러플린 총장을 직접 만난 이후 마련됐다.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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