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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설립 5년 맞는 내년부턴 청소년 도박 예방에 초점”

등록 2017-12-17 18:31수정 2017-12-17 20:25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황현탁 원장
“30년간 공직…스포츠토토 도입 담당”
도박 위험·문제 청소년 14만명 추정
“부모가 낙인 두려워 말고 도움 구해야”
황현탁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원장.
황현탁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원장.
“게임은 룰이 있죠. 하지만 ‘불법 애니메이션 도박’은 룰이 없어요. 완전히 우연에 맡겨 돈을 따고 잃기 때문에 중독 속도도 훨씬 빠르죠.”

8일 서울 종로구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서 만난 황현탁(64) 원장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청소년 도박 문제에 대해 “게임이 아니라 ‘불법 애니메이션 도박’이라고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달팽이가 경주를 하거나’, ‘숫자의 홀짝을 맞추는’ 단순한 구성을 보면 자칫 간단한 게임으로 보기 쉽지만, 엄연히 우연의 결과에 돈을 걸고 중독되는 도박이라는 얘기다. “복권의 경우 1주일에 한 번 추첨을 하죠. 1주일 기다린 뒤에 결과가 나와야 내가 돈을 땄는지 따지 않았는지 알 수 있어요. 하지만 불법 애니메이션 도박의 경우 5분마다 한 번씩, 하루에도 수십차례 결과가 나옵니다. 중독 수준도 훨씬 빠르고 깊습니다.” 황 원장은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모두 어른들”이라며 “한탕주의에 물든 어른들이 청소년을 도박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의 2대 원장으로 취임한 황 원장은 인생의 절반을 공직에서 보냈다. 주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근무했던 그는 지난 2000년 스포츠토토를 국내에 도입하는 업무를 맡으면서 도박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공직에서 은퇴하고 2008년부터 카지노협회 부회장으로 일하면서는 도박의 폐해에 대해 더 공부했다. “강원랜드에서 ‘도숙자’(도박으로 인해 노숙자가 된 사람들을 일컫는 말)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면서 도박의 심각성에 대해 생각하게 됐습니다. 도박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더 엄격히 도박을 관리하고, 정부 차원에서 중독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황 원장은 최근 청소년 도박의 폐해가 심각해진 원인으로 ‘기술 발전’을 꼽았다. 온라인 게임과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청소년들이 불법 도박에 접근하기는 더 쉬워진 반면, 정부의 규제나 단속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2015년 센터가 진행한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를 보면, 도박 경험이 있고 그로 인한 피해를 입은 청소년 도박 위험·문제군은 전국적으로 약 14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황 원장은 “센터를 찾는 청소년 가운데 불법도박 피해를 입은 학생들은 95%에 이른다.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귀금속같은 부모님의 재산을 몰래 훔쳐 판다거나, 심각할 경우 온라인 사이트에 사기 거래 글을 올리면서 범죄에 빠지기도 한다”고 밝혔다.

센터는 도박 중독을 예방하고, 도박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중독자들을 상담·치유하기 위해 지난 2013년 세워진 법인이다. 연말까지 청주, 제주, 전주에 새로운 지역 센터가 만들어지면 전국적으로 14개 센터를 관할하게 된다. 설립 초반에는 주로 도박 중독자들을 위한 상담·치유 서비스에 집중했다면, 내년부터는 특히 청소년을 중심으로 한 도박 예방 사업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황 원장은 “도박 중독 청소년의 부모들은 ‘혹시 내 아이가 도박 중독으로 낙인찍히는 것은 아닐까’하고 두려워한다”며 “그러나 조금이라도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려면 내 아이에게 문제가 있다고 받아들이고, 센터를 찾거나 상담을 받는 등 주변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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