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이정현 방송법 위반 혐의
검찰 “방송편성에 직접적 간섭”
길환영 전 KBS 사장은 무혐의
검찰 “방송편성에 직접적 간섭”
길환영 전 KBS 사장은 무혐의
‘세월호 보도 개입’ 혐의로 이정현 전 홍보수석이 19일 재판에 넘겨졌다. 정부가 언론보도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관련자가 재판에 넘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성훈)는 이날 이 전 수석을 방송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전 수석은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김시곤 <한국방송>(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해경 비판은 좀 지나고 나서 해달라”, “(보도를) 다른 걸로 대체를 하거나 말만 바꿔서 녹음을 다시 한 번 해달라”고 하는 등 방송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현행 방송법은 “누구든지 방송편성에 관하여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제4조 2항)고 규정하고 있다. 검찰은 “이 규정은 국가권력으로부터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수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규정된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 전 수석의 경우 홍보수석의 업무 범위를 고려하더라도 단순한 항의나 의견제시를 넘어 방송편성에 대한 직접적 간섭에 해당된다고 봤다”고 말했다. 다만 함께 고발된 길환영 전 사장에 대해선 방송법 취지를 고려해 언론사 내부 관계자에게는 이 조항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무혐의 처분했다 밝혔다. 검찰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사건처리를 위해 검찰시민위원회에 회부해 의견을 청취했고, 시민들의 자율적 토론을 통해 모인 의견을 존중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언론노조와 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새노조)는 지난해 5월 이 전 수석과 길환영 전 한국방송 사장을 ‘방송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바 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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