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14일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묵인·방조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우병우(51)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공무원·민간인을 상대로 불법사찰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4일 추가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이날 우 전 수석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이 박근혜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면서 추명호 전 국가정보원 국익정보국장에게 자신을 감찰 중이던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을 뒷조사해 감찰 진행 상황 등을 보고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또 총선에 출마할 예정이던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과 박민권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등 문체부 간부들의 비위 정보를 사찰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우 전 수석은 조희연 전 서울시 교육감 등 진보 성향 교육감들의 개인적인 약점,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산하의 정부비판 성향 단체 현황 등도 사찰해 보고하도록 국정원에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또 검찰은 우 전 수석이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 이른바 ‘블랙리스트’ 관련 보고들도 챙겨왔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청와대 민정수석과 국정원 정보수집 부서장이 직무와 무관하게 국가권력을 남용해 특정인·특정 단체를 사찰하고 이들을 찍어내는 공작을 벌여 국민 기본권을 침해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법상 국정원은 ‘대공, 대정부전복, 방첩, 대테러 및 국제범죄조직’ 등 제한된 직무 범위 외의 국내 정보를 수집·취급할 수 없다”며 “특히 특별감찰 진행 상황과 관련한 사찰은 자신에 대해 진행되는 감찰을 방해하고 무력화시킬 의도로 감행된 것으로 국정원이라는 정보기관을 사적인 이익을 위해 동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4월 우 전 수석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진상 은폐에 가담한 혐의(직무유기)와 이 전 특별감찰관의 내사를 방해한 혐의(특별감찰관법 위반) 등으로 불구속 기소돼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김양진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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