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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국정농단 ‘최장기 대기자’ 조원동, 기소 13개월 만에 첫 공판

등록 2018-01-08 19:59수정 2018-01-08 21:26

박근혜 재판서 ‘씨제이 이미경 퇴진 압력’ 증언
박·조 재판서 증언한 손경식과 종일 ‘바톤터치’
조 “박, 씨제이 마음 안들어 사퇴 요구한 듯… 질책성 전화도”
손 “퇴진 거부뒤 애국적 영화로 관계 개선 시도”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2016년 11월23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2016년 11월23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 지시로 이미경 씨제이(CJ)그룹 부회장의 퇴진을 강요한 혐의를 받는 조원동(62)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첫 정식재판이 8일 열렸다. 2016년 12월 강요미수 혐의로 불구속기소된지 13개월 만이다. 손경식(69) 회장은 이날 박 전 대통령 재판과 조 전 수석 재판에서 잇달아 증언하며 분주히 법정을 오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는 8일 조 전 수석의 첫 정식재판을 열었다. 조 전 수석은 지난해 1월 준비절차를 끝으로 재판이 연기된 뒤 1년 만에 피고인석에 섰다. 조 전 수석은 2013년 7월 초 박 전 대통령 지시로 손 회장에게 이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혐의(강요미수)를 받는다. 검찰은 2012~2013년 씨제이가 <광해>, <변호인> 등에 투자하자 박 전 대통령이 이런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조 전 수석 쪽은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하거나 씨제이 쪽을 협박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미경 씨제이그룹 부회장
이미경 씨제이그룹 부회장
이날 조 전 수석 재판에는 손 회장이 첫 증인으로 나섰다. 손 회장은 조 전 수석이 직접 박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퇴진을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손 회장은 이에 앞서 이날 오후 박 전 대통령 재판에서도 증인석에 섰다. 그는 “(이 부회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씨제이에 불이익 갈 것이라고 느꼈냐”는 검찰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 부회장이 사퇴 요구를 거부한 뒤 “애국적인 영화를 만드는 방식” 등 정권 친화적인 콘텐츠 생산에 주력했다는 게 손 회장의 증언이다. 하지만 이후에도 박 전 대통령은 씨제이의 정치 성향을 문제 삼았다고 한다. 그는 2014년 11월28일 단독면담에서 박 전 대통령이 “씨제이가 좌파적 성향을 보인다는 뉘앙스로 말했다”고 덧붙였다.

조 전 수석 역시 이날 오전 박 전 대통령 재판에서 증언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씨제이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 사퇴 얘기를 했다고 짐작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다만 손 회장과 면담자리에선 ‘대통령(VIP) 뜻’을 언급하지 않았고, 이후 손 회장과 두차례 전화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 뜻임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후 통화 내용이 알려지며 민정수석실 조사를 받은 데 이어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질책을 받았다는 게 그의 증언이다. 조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이 전화통화로 씨제이 건에 관해 물었고, 이에 자신이 “실수했다. 책임지겠다”고 답했다고 했다. 조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이 질책하는 것으로 이해했냐”는 검찰 질문에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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