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수 전 주무관이 6년 전 공개했던 ‘관봉 돈다발’
민간인 사찰 입막음용 건네진 5천만원 다시 주목
장진수 전 주무관이 공개했던 ‘관봉’형태 5천만원. <한겨레> 자료사진
김진모 전 서울남부지검장이 받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5천만원이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민간인 사찰 사건’을 폭로했던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입막음용으로 전달됐다고 검찰이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장 전 주무관이 언론을 통해 공개했던 돈다발 사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장 전 주무관은 2012년 4월4일 시사평론가 김종배씨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이슈 털어주는 남자’에 출연해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국장)이 전달했다는 5천만원의 사진 5장을 공개했다. 장 전 주무관은 류 전 국장이 돈을 건네면서 “장석명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이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장 전 주무관은 정부 중앙징계위원회에 출석해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 지시로 공직윤리지원관실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파기한 사실을 진술한 직후여서 민정수석설에서 회유에 나선 것이란 의혹을 샀다.
류 전 관리관이 건넨 돈은 5만원권 100장으로 구성된 돈다발 10개가 ‘관봉’ 형태로 되어 있어 돈의 출처를 놓고 여러 의혹이 일었다. 관봉은 한국은행이 돈을 출고할 때 지폐 100장을 가로세로 십자 형태로 묶는 것을 칭하는 용어다. 관봉으로 묶여 있는 형태로 볼 때 청와대 특수활동비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았다.
장 전 주무관이 공개한 지폐 사진에는 일련번호가 ‘CJ0372001B’부터 ‘CJ0373000B’ 형식으로 찍힌 것까지 나와 있어, 한국은행이 발권한 새 5만원권이 어느 은행, 어느 지점으로 갔는지 전산기록을 추적해 돈 인출자를 찾으면 비자금의 실소유주가 누구인지 밝힐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류 전 관리관은 돈의 출처에 대해 입을 다물었고, 검찰 수사 결과에서도 밝혀지지 않았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