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전 행사 강연한터라 의도 의심
검찰 “29일 예정대로 출석하라”
검찰 “29일 예정대로 출석하라”
비자금 조성 및 탈세 의혹을 받고 있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검찰 출석을 하루 앞둔 28일 돌연 건강상의 이유로 출석연기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불과 3일 전 대한노인회 행사를 열어 직접 강연에도 나서 의도적으로 검찰 조사를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검찰은 이 회장에게 예정대로 29일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구상엽)는 이 회장 쪽에 29일 오전 10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지난 24일 소환 통보했다. 하지만 이날 저녁 7시45분 부영그룹은 “이 회장 소환조사와 관련해 변호인단으로부터 지금 연락을 받아 전달한다”며 “변호인단은 건강상의 이유로 이 회장의 검찰 출석과 관련해 출석연기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다음 출석 일자가 잡히면 출석해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준보 전 고검장을 중심으로 채동욱 전 검찰총장·강찬우 전 검사장 등 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검찰 수사를 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이미 충분한 시간을 두고 소환해 예정대로 내일 출석하도록 이 회장 쪽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회장은 검찰 소환통보 이튿날인 지난 25일 대한노인회 교육총괄본부 발족식을 가지고, ‘우리는 지금 행복한가’라는 주제로 직접 사람들 앞에서 강의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장은 대한노인회장을 맡고 있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 2016년 4월 이 회장이 부인 명의의 회사를 통해 수십억원대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포착하고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도 지난해 6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자료를 허위로 제출한 부분에 대해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 조사결과 이 회장은 지정 자료를 제출하면서 흥덕기업 등 친족이 운영하는 7개사를 부영의 소속회사 현황에서 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 9일 서울 중구 부영그룹 본사 및 계열사를 압수수색하며 부영에 대한 공개수사에 돌입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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