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을 놓고 학교와 갈등을 빚어온 연세대 청소·경비노동자들이 1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본관에서 무기한 농성을 벌이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홍익대학교가 청소노동자 인원을 감축하려던 결정을 철회했다.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청소노동자의 인원감축을 결정했던 대학 중 방침을 철회한 대학은 홍익대가 고려대에 이어 두 번째다.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공공서비스지부(서경지부) 홍익대분회는 홍익대가 청소노동자 4명의 해고를 철회하고 모두 복직시키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홍익대 청소노동자가 인권감축 철회를 요구하며 시위한지 한 달만의 결과다.
홍익대는 지난해 12월 말 용역회사와 새롭게 계약을 맺으면서 청소노동자 4명의 고용승계를 거부한 바 있다.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은 “임금인상을 무력화하기 위한 꼼수”라며 반발해 지난달 23일부터 홍익대 문헌관 1층 점거 농성을 해왔다. 지난달 31일에는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홍익대를 방문해 농성 중인 청소노동자들과 김영환 홍익대 총장을 연이어 만나기도 했다.
서경지부 홍익대분회는 이번 철회 결정이 사회적 연대로 가능했다며 연세대도 청소노동자의 축소 방침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홍익대분회는 “이번 결정은 학생, 시민사회단체 등의 관심과 연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연세대도 청소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하고 임금 인상 무력화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려대·연세대·홍익대·동국대 등의 청소노동자들은 지난해 말부터 이들 대학이 정년퇴직한 청소노동자 자리를 아르바이트 등 초단기노동자로 대체하기로 결정하면서 이에 반발해 시위를 해왔다. 홍익대의 이번 결정은 고려대가 청소노동자 자리를 단시간 노동자로 채우기로 한 결정을 지난달 30일 철회한데 이어 두 번째로 나온 구조조정 철회 결정이다. 연세대와 동국대 등의 청소노동자들은 대학 쪽의 청소노동자 축소 방침에 반발하며 각 대학 본관에서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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