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6층 회의실에서 연세의료원 이상길 대외협력처장이 브리핑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불이 나 화재 발생 약 2시간 만에 완전히 진화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이 불로 건물 안에 있던 환자 300여명이 대피하고 환자 2명이 헬기로 긴급 이송됐다.
소방당국과 세브란스병원의 설명을 종합하면, 불은 3일 오전 7시56분께 세브란스 병원 본관 3층에서 시작돼 약 2시간만인 9시59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불은 본관 3층 건물의 푸드코트 천장에서 시작됐고, 내부 덕트를 통해 오른쪽 5번 게이트 천장으로 번진 것으로 추정된다. 화재로 인한 연기는 건물 2~7층까지 퍼졌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10여분만인 오전 8시11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해 관할 소방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했고, 이어 오전 8시45분께 ‘2~5개 소방서의 소방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2단계로 상향했다.
화재 발생 당시 본관 병동의 환자 309명이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반대 병동으로 대피했고, 보호자들도 인근 건물로 대피했다. 본관 응급실에 있던 환자 31명도 인근의 암병원으로 대피했다. 이번 화재로 건물 안에 있던 환자 7명과 외래환자 1명 등 모두 8명이 연기를 들이마셔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옥상으로 대피한 환자 2명은 소방 헬기로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다시 세브란스병원으로 돌아왔다.
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본관 3층 푸드코트에서 전기 합선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화재 현장 주변이 엉망으로 변해 있다. 연합뉴스
세브란스병원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열고 “오전 7시57분께 병원 내 소방시스템 이상신호가 발견됐고, 직원이 화재 여부를 확인한 뒤 8시에 바로 화재 신고를 했다”며 “화재가 발생한 뒤 스프링클러와 각 구역별 방화 셔터가 정상 작동됐고, 대피 안내 방송이 나왔다”고 밝혔다. 병원은 “화재로 인해 환자와 보호자들께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했다.
이날 낮 세브란스병원을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비상 통로를 확보하고 평소 체계적인 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소형 병원에서 화재 대비 훈련이 필요한데, 철저히 대비할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공동 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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