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응원을 위해 8일 오전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출발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응원단원들이 이날 오후 1시께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16년 만에 방한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응원단을 환영하는 열기도 북한응원단 못지 않게 뜨거웠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8일 정오께, 김포공항 1층 입국장 앞에는 한반도기 수십개가 줄지어 펼쳐졌다.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등 시민들이 응원단을 환영하고자 준비한 것이다. 위원회의 손미희 대변인은 “그동안 출입국에 문제가 있던 동포들을 볼 생각에 설렌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날 오전 일본 하네다 공항을 출발해 12시14분 김포공항에 도착한 이들은 입국 수속 절차를 마치고 오후 1시께 한반도기를 흔들며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배익주 총련 부의장을 시작으로 46명의 단원들이 차례로 입국장 문을 통과했고, 이들을 기다리던 시민 30여명은 응원단을 향해 “잘 오셨습니다” “우리는 하나다”를 연호하며 환영했다.
“북남 당국 합의에 따라 남녘땅 밟고 동포들 만나 정말 반갑다”고 입국 소감을 전한 배익주 총련 부의장은 “올림픽을 계기로 민족의 위상을 힘있게 과시하고, 북남관계가 개선되고 조국 통일이 하루 속히 이룩되도록 응원사업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배 부의장은 “재일동포들도 제2의 615가 온다고 감동하며 통일 열풍이 대단히 높다. 짧은 기간이지만 많은 응원단이 함께할 수 있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배익주 총련 부의장이 8일 오후 김포공항 입국장에 들어서고 있다.
이어 배 부의장은 아이스하키 단일팀에 대해 “일본에서 티비를 보니 삽시에 형제처럼 다정하게 지내더라”면서 “기쁘고 반갑고 역시 핏줄이 제일”이라고 말했다. 북한과의 공동응원이 무산된 점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며 답을 피했다.
공항을 나와 숙소로 가는 버스 앞에서 만난 응원단원 이영애씨는 “같은 팀을 응원하게 되어 반갑다”면서도 “상황적으로 (북한과) 함께 응원을 못하게 됐지만, 마음으로는 서로를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응원단원인 신영근 조선대학교 체육학부장도 “모처럼 마련된 기회인데 북한과 공동응원이 무산돼 아쉽지만 아쉬운 만큼 우리가 더 열심히 응원할 것”이라며 웃었다.
이날 오후 1시45분에는 오사카에서 출발한 응원단 42명도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이밖에도 삿포로, 후쿠오카, 나고야 등에서 출발해 이날 입국한 총련 1진 응원단은 총 100명이다. 4박5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이들은 먼저 강원도 속초의 숙소로 이동했다. 이들은 속초에 머물며 9일 개막식에 참석하고 10일 열리는 아이스하키 단일팀 경기를 응원할 예정이다. 4일차인 11일에는 서울로 이동해 인사동과 경복궁 등을 둘러본 뒤 12일 일본으로 돌아간다. 1진 응원단이 귀국한 뒤에는 2진, 3진 응원단이 차례로 4박5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