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겨울올림픽’에서 북한 응원단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응원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평창겨울올림픽 개막식날인 9일 평창에선 본격적인 응원에 나선 북한 응원단의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밝고 여유롭고 온화한 북한 응원단의 모습은 남쪽 취재진 카메라에 순간순간 담겼다. 이들은 “아무것도 묻지 말아달라”며 어떻게든 말을 걸어보려는 취재진의 애를 태웠지만 밝은 웃음만큼은 잃지 않았다.
북한 응원단의 활기찬 모습은 평창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대부분 20대 여성인 응원단은 숙소인 콘도에서 200m 떨어진 호텔 식당으로 이동할 때 두팔을 흔들거나 껑충껑충 뛰어다녔다. 서로 머리 모양을 매만져주거나 소곤소곤 대화하며 미소짓는 모습은 남한의 발랄한 젊은이들의 모습과 차이가 없었다.
북한 응원단은 남북 선수들이 공동입장하는 개회식에 참가하는 것을 시작으로 남북 단일 아이스하키팀과 북쪽 선수의 경기는 물론 우리 선수들 경기도 응원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제스피디움호텔 그랜드볼룸에서 북한 응원단의 연습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는데,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우리는 하나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단원들의 가방 안에는 한반도기와 북한 인공기가 같이 들어 있었다.
북한 응원단의 모습은 과거에 한복을 입던 것과 달리 방남 첫날 검은색 털모자와 빨간색 코트 차림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북한 선수단 입촌식에서 ‘반갑습니다’와 ‘아리랑’ 등 5곡을 연주해 개막을 앞둔 선수촌의 분위기를 띄웠다.
북한이 남쪽에 응원단을 처음 파견한 건 2002년 부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이었다. 280여명의 응원단 행동 하나하나는 당시 큰 화제를 모았고 북한은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와 2005년 인천 아시아 육상선수권대회에도 잇달아 응원단을 파견했다. 특히 2005년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도 응원단에 포함됐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큰 이목을 끌었다.
평창/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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