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평창 상지대관령고교 특설관에 마련된 ‘고려 황궁 개성 만월대 남북 공동발굴 특별전’을 찾은 북한 응원단과 임원들이 안병우(왼쪽)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위원장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를 보고 있다.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제공
북한응원단이 17일 오후 개성 만월대 남북 공동발굴 평창 특별전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군 상지대관령고등학교를 찾아 전시를 관람한 뒤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평창/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15분 남짓한 시간동안 전시를 보며 ‘소중한 전시인데 (둘러볼) 시간이 너무 짧아서 아쉽다’고 했어요. 마지막엔 개성 만월대에서 발견한 금속활자 3D 프린팅 기념품을 응원단에게 나눠줬는데, 다들 굉장히 신기해하며 기뻐했습니다.”
17일 오후 강원 평창 ‘개성 만월대 남북 공동발굴 특별전’을 찾은 북쪽 응원단을 안내한 안병우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위원장은 응원단을 안내한 짧은 시간이 매우 ‘특별한 순간’이었다고 기억했다. 안 위원장은 “응원단이 (만월대에서) 출토된 기와 사진을 보면서는 ‘고려가 굉장히 다양하고 수준높은, 아름다운 기와를 사용했다’고 찬탄하기도 했다”며 “남북이 함께 진행한 발굴 작업 전시회에 마침 북쪽 응원단도 관람을 해 그 의미가 두 배가 됐다”고 평했다.
평창 겨울올림픽을 위해 11일째 방남중인 북쪽 응원단 229명이 이날 오후 강원도 평창 대관령상지고교 특설관에 마련된 ‘고려 황궁 개성 만월대 남북 공동발굴 특별전’을 관람하고 취주악 공연을 선보였다. 한겨레 통일문화재단의 주최로 열린 이 전시는 북한 개성 고려 황궁터 만월대에서 벌인 남북 공동발굴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 특별 전시다. 이곳에서 북쪽 응원단들은 3차원 입체 기술로 복원한 만월대 중심 건물 ‘회경전’을 둘러보는가하면, 당시 공동발굴조사에서 발굴한 금속활자의 모형 등도 함께 살펴봤다.
지난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약 8년여간 이어져온 개성 만월대 남북 공동발굴조사는 지난 2016년 2월 개성공단이 폐쇄된 뒤 현재 중단된 상태다. 원래 계획했던 지역의 70%정도만 발굴을 마쳤다. 안 위원장은 “북쪽 인사들이 남북이 함께 발굴작업을 진행했다는 사실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며 “이번 관람을 계기로 남북이 민족의 공동문화유산을 보존·연구하는데 공동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후속 발굴작업·유물 보존 처리등 후속 작업이 이어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경찰의 통제 하에 비공개로 전시관을 둘러본 응원단은 전시관 관람 뒤 상지대관령고 운동장에서 취주악 공연을 선보였다. 지난 8일 북한 선수촌 입촌식에서 첫 취주악 공연을 선보인 뒤 이번이 네번째다. 이날 공연장 주변에는 북쪽 응원단의 공연 소식을 듣고 찾아온 1000여명의 인파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반갑습니다>로 공연을 시작한 80여명의 취주악단은 <아리랑>, <쾌지나칭칭나네>등 남쪽 관객들에게도 익숙한 곡들을 연이어 선보였다. 취주악단 주변의 북쪽 응원단은 짝을 맞춰 춤을 추거나 관객들의 박수를 유도했고, 음악에 맞춰 기차놀이를 하듯 앞사람의 어깨를 붙잡고 공연장을 돌기도 했다.
취주악단의 공연이 끝날 때마다 관객들의 힘찬 박수가 쏟아졌다. 한반도기를 흔들며 공연을 지켜본 관객들은 노래가 끝때마다 “잘한다”, “노래 좋다”등의 추임새를 넣으며 연주를 붇돋웠다. 일부 관람객들은 취주악단이 마지막으로 <다시 만납시다>를 연주할 때 이를 따라부르는 모습도 보였다. 30여분의 공연이 끝나자 관객석에서는 ‘앵콜’ 요청이 쇄도했는데, 북쪽 응원단은 관람객들에게 밝은 미소로 손을 흔들며 공연장을 떠났다. 이날 알파인스키 경기를 보기 위해 평창을 찾았다가 취주악단의 공연을 봤다는 대학생 홍다희(24)씨는 “쉽사리 볼 수 있는 공연이 아니어서 생소할까 걱정했는데, 응원단이 ‘아리랑’ 노래처럼 우리가 함께 아는 음악을 연주해 마음이 뭉클했다”고 했다.
공연과 관람을 마친 응원단은 이날 저녁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마련한 만찬에 참석했다. 저녁 6시30분 강릉 세인트존스경포호텔에서 열리는 이날 만찬에는 응원단 229명과 기자단 21명 등이 참석했다.
평창/황금비 기자,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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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상지대관령고등학교앞에서 열린 북한응원단의 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평창/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북한응원단이 17일 오후 개성 만월대 남북 공동발굴 평창 특별전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군 상지대관령고등학교를 찾아 전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평창/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