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KB)국민은행 채용비리에 연루된 국민은행 인사담당자가 구속됐다. 검찰이 은행권 채용비리 수사에 나선 뒤 구속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서울남부지법 이환승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5일 국민은행 인사팀장 오아무개(45)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직장심사)를 한 뒤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6일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오씨는 국민은행 20명으로 구성된 브이아이피(VIP) 리스트를 관리하면서 최고 경영진의 친척 등을 특혜 채용했다는 혐의(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 검사에서 채용청탁·면접점수 조작 등 금융권 채용비리 의심사례 22건을 적발하고, 국민은행 등 은행 5곳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금융감독원이 확인한 국민은행 채용비리 의심 사례 3건 가운데는 윤종규 케이비(KB)금융지주 회장의 증손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의 종손녀는 2015년 신입행원 채용 과정에서 840명 중 813등, 1차 면접에서 300명 중 273등에 그쳤지만 2차 면접에서 경영지원그룹 부행장과 인력지원부 직원이 최고등급을 줘 120명 중 4등으로 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권 채용비리 수사 이후 첫 구속자가 나오면서 검찰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의 윤 회장 사무실과 채용담당 부서 등 6곳을 압수수색해 인사 채용과 관련된 자료를 확보한 바 있다. 또 채용 당시 결재라인에 속한 담당자들의 휴대전화도 확보해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